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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父子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구멍가게'..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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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이건희 회장과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구멍가게 경계론'을 꺼내 들었다. '구멍가게'는 이 회장이 위기경영을 강조하기 위해 내세우는 대표적인 '은유적 수사법' 중 하나다.

이 사장은 자신의 승진설을 일축하면서 '구멍가게'를 거론했지만 이 역시 삼성의 시스템적 경영구조가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1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자랑스런 삼성인 시상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부회장 승진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삼성이 '구멍가게'도 아니고, 순리대로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작년에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올해 연 이어 부회장 자리에 오른다면 이는 후진적 구멍가게의 주먹구구식 인사일 수 밖에 없다는 의미로, 총수의 아들이라고 조건없는 인사상 특혜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한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1일 오후 '자랑스런 삼성인 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들어서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1일 오후 '자랑스런 삼성인 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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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 회장이 그 동안 수 차례 언급했던 '구멍가게 경계론'과 일맥상통한다.

이 회장은 작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삼성이 10년 전 지금의 5분의 1 크기 '구멍가게' 같았는데 까딱 잘못하면 그렇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사장의 '구멍가게' 언급은 구태경영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라는 강한 경고다.
각 동네마다 즐비했던 구멍가게들이 고객중심 상품배치와 높은 수준의 서비스, 가격경쟁력을 갖춘 '편의점'에 대부분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 대기업 경영에도 고스란히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1938년 3월 대구 인교동에서 쌀과 청과물 등을 거래하는 '삼성상회'로 출발했고 삼성전자 역시 1969년 1월 자본금 3억3000만원에 종업원 36명을 거느린 '구멍가게'식으로 출발해 그룹 매출 250조원대의 글로벌 기업집단에 올랐지만 그 성장 원동력은 '끊임 없는 신경영'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구멍가게 경계론'은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대해 적응력을 높이지 않고 추락하면 삼성이라도 경쟁기업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노키아의 몰락에 대해 원인분석을 통해 전 임직원이 교훈으로 삼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차원이다.

이 같은 차원에서 이 회장은 1일 기자들과 만나 올해 인사원칙과 내년도 경영방침에 대한 질문을 받고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내년 글로벌 경제가 어려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면서도 어려울 때 투자를 더욱 늘리는 것이 평소의 지론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올해 삼성그룹 총 투자금액이 43조원대라는 점에서 내년에는 45조원 돌파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사방침에서도 '신상필벌' 원칙이 변치 않을 것임을 재차 각인시켰다. 더욱이 그는 "못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과감히 누르겠다"고 강조해 성과에 따른 수시인사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수사법을 장남이 물려받아 '위기경영', '신경영'을 강조함으로써 삼성 임직원들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한층 제고시키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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