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재피랍 협상장기화 우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제미니(MT GEMINI)'호 한국인 선원의 피랍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자칫 장기화될 우려도 있다.
지난 4월 케냐 뭄바사항 남동쪽 해상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납됐던 제미니호는 석방금을 지불하고 억류에서 풀려났지만, 탑승했던 한국인 선원 4명의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제미니호의 선원 25명 가운데 한국인을 제외한 인도네시아인 13인, 중국인 5인, 미얀마인 3인은 모두 풀려났다.
정부 관계자는 2일 "제미니호는 안전지대로 이동중이지만 한국인 선원은 해적들이 풀어주지 않고 내륙으로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제미니호 피랍이후 해적과의 협상은 싱가포르 선사가 전면에, 우리정부가 후방에 지원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정부가 나설 경우 해적들의 요구수준이 높아지고 한국인을 타깃으로 한 유사사례가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해적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국제적인 원칙이 고려된 것이다.
결국 협상은 피랍 7개월만인 지난달 30일께 타결됐다. 선박과 선원에 대한 몸값을 준 뒤 해적들이 이를 확인하고 도망갈 수 있도록 '24시간 말미'를 주기도 했다. 하지만 30일 오전 5~6시쯤 해적들은 한국선원들을 데리고 도망갔다.
정부는 해적들이 한국인 선원만 찍어서 내륙으로 끌고 간 것에 대해 '협상금 프리미엄'을 받아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 해적들이 한국인 선원 4명의 석방을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아덴만의 여명 작전) 당시 생포돼 재판 중인 다른 해적의 석방과 연계할 가능성도 크다.
이번 재피랍 사태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지난 1월 아덴만 작전으로 타격을 받았던 소말리아 해적들이 한국 선원을 상대로 보복을 공언한 상태에서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결국 정부는 한국인 선원 4명의 안전과 석방을 위해 추가로 협상에 관여할 수 밖에 없는 부담을 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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