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도 라면 바람..화두는 '高價제품'
농심 가격인상에 시장 환영···상승세 2013년까지 갈 것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꼬꼬면'으로 촉발된 라면전쟁이 증시로 옮겨붙었다. 라면가격 인상을 선도한 농심 에 투자자들이 환호하자, 삼양식품 의 기업가치도 재조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라면시장의 최대 화두로 '고가(高價) 라면'을 꼽으면서 값 비싼 고급제품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9일 신영증권은 삼양식품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만5000원을 제시하며 종목분석을 개시했다. 목표주가는 현 주가보다 30% 가량 높은 수준. '나가사끼 짬뽕'과 같은 히트제품이 이끄는 실적 모멘텀이 2013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4년만에 전격적인 라면값 인상에 나선 농심에 대해 전날 증권사들이 줄줄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자 삼양식품으로 일종의 맞불을 놓은 셈이다. 농심 주가는 전날 9.63% 급등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라면 가격 인상은 재평가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농심의 목표주가를 기존 29만원에서 32만원으로 올렸다. 라면가격을 6.2% 올리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연간 785억원 증가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는 올해 영업이익 1425억원의 55.1%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올해에만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늘었고 삼양식품은 12.6% 증가했다. 김윤오 애널리스트는 “삼양식품과 한국야쿠르트의 두각은 나가사끼 짬뽕과 꼬꼬면이라는 히트제품 덕”이라며 “기존보다 30% 비싼 이들 제품이 소비자의 가격 저항을 무난히 넘어서면서 국내 라면시장이 다시 질적인 성장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심은 '신라면 블랙'으로 고가시장에서 뼈아픈 실패를 맛봤지만 최근 다시 2000원짜리 고가제품 '쌀국수 짬뽕'을 선보였다. 쌀국수 짬뽕은 출시 40일만에 판매량 300만개를 돌파하는 등 선전하고 있어 향후 고가 라면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백운목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제 라면시장은 700~800원대의 저가 라면과 1000~2000원대의 고가 라면으로 분화될 전망”이라며 “내년 라면업계의 화두는 1000원 이상의 고가제품”이라고 내다봤다. 백 애널리스트는 이어 “소비자의 상향구매 욕구와 시장의 분화는 침체된 라면시장 전체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