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연일 반대시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여야 모두 원칙적인 선에서 FTA 철회를 주장하지는 않는 만큼 향후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민주당을 비롯한 FTA반대 측의 주장은 ISD가 보호하려는 범위가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의 보호 범위보다 넓어 공익증진을 목표로 하는 많은 규제들이 소송에 휘말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담고 있다. 정당한 공공복지 목적으로 마련된 규제는 IDS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지만 해당 목적과 연관성이 높은 관련 규제에 대해 소송이 제기될 경우 제도의 성격이 어떻게 풀이될지, 결국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중재재판부가 누구 손을 들어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여당의 경우 ISD는 어느 일방의 불리를 규정한 제도가 아니므로 무분별한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은 없다고 다독인다. 또 설령 재협상을 거쳐 ISD를 삭제하더라도 향후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FTA를 체결할 때마다 한국과의 선례를 거론할 수 있는 만큼 삭제 가능성이 낮고, 삭제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 같은 여야의 대립을 두고 원론적인 FTA철회 주장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미 4년여 전 협상이 타결되고, 국회 비준 동의마저 통과된 상황에서 ISD 재협상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정치권의 이익다툼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투자를 목적으로 진출하는 기업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며 무분별한 소송 제기에 대한 우려를 제한했다. 홍 교수는 또 “한·미 FTA 공동위원회의 '해석선언'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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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교수는 또 “ISD에 따른 제소가 이뤄질 경우 중재재판부가 참조하게 되는 국제투자 규범의 우선 순위는 한·미 FTA 공동위원회의 ‘해석선언‘에 따르게 된다”며 “공동위원회가 ‘제약문제는 ISD의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다’고 해석 선언을 마련하면 향후 제소가 이뤄지더라도 대상에서 배제해 중재재판부의 자의적 해석을 방지할 수 있다”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홍 교수는 다만 “현실적으로 한국과 미국의 무역관계가 균등하지 않은 만큼 공동위원회의 협의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충분한 대안이 되지는 못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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