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Well-being), 고물가(Inflation), 싱글용(Single), 간편한(Easy) 식단 늘어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에 상륙한지 3년, 대한민국 밥상에 ‘웰빙’(Well-being), ‘고물가’(Inflation), ‘싱글용’(Single), ‘간편한’(Easy), 이른바 똑똑한(W.I.S.E) 식단이 많이 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최근 닐슨컴퍼니의 소비자 패널자료를 입수해 전국 3000명 가정주부의 ‘글로벌 금융위기 3년, 장바구니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또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방사능 우려로 생선 소비가 14.0% 주는 등 수산물 소비가 4.1% 감소됐다. 반면 국내 연안에서 길러진 김은 안전하다는 인식으로 김 판매는 22.4% 증가했다.
지난 3년간 ‘인플레이션’이 몰고 온 식단의 변화도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여름 가격이 폭등했던 돼지고기 소비는 1.8% 감소됐다. 반면, 호주·미국산 수입 소고기의 증가로 소고기 소비는 8.1% 증가했고 건강식품으로 뜨고 있는 오리고기는 24%나 상승했다.
고물가로 외식이 감소한 데 비해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가정이 지속적으로 는 것으로 추정됐다. 대표적 조미료로 꼽히는 ‘맛소금’의 소비는 54.4%나 늘어났고 후추(11.8%), 참기름(9.3%)의 소비가 꾸준히 늘었다. 식기세척시 필요한 고무장갑·행주 등 주방잡화(9.7%) 소비도 상승했다. 반면 원당·밀 등의 수입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설탕과 밀가루의 소비는 각각 8.2%, 27.0% 하락했다.
최근 ‘싱글’가정의 증가와 더불어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접목되면서 ‘간편식’ 시장도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싱글족의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는 즉석 레토르트식품(즉석 밥·죽 등으로 대표)은 56.3% 증가했고, 씨리얼 판매도 35.6% 상승했다.
냉동·냉장식품이 3.3% 증가한 가운데, 1~2인 가구의 소비는 12.0% 증가했다. 소가족 구조가 많은 20대는 27.6% 냉동·냉장식품 소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고, 30대는 3.4%가량 증가시켰다.
등산·레저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스포츠 음료는 37.2% 증가했고, 생수 소비도 26.9%로 크게 늘었다.
▲月 23만원어치 장본다 ... 2만6000원씩 9번 간다
우리 주부들은 월 평균 장을 보기 위해 약 23만4369원을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간 주부들의 장바구니 금액은 1회당 2만6041원으로 나타났으며 장보기 횟수는 월 9번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전 장바구니 지출(22만1988원)에 비해서는 5.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세대별로 30대, 40대 주부의 장바구니 지출은 -5.8%, -4.2%로 줄어든데 비해 경제적으로 안정된 50대는 14.2%로 더 늘었다. 싱글 또는 맞벌이 부부가 많은 20대의 장바구니는 -0.3%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소득별로는 월소득 200만원 미만 가정이 -24.7%, 200만원대 가정은 -5.6% 장바구니 지출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월 소득이 500만원 이상 가구는 14.5% 지출을 늘렸다.
지난 1년간 평균적인 장바구니 속을 들여다보면, 농축수산물이 55.4%(농산물 30.3%, 축산물 16.8%, 수산물 8.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우유·요구르트(5.8%), 대용식(5.1%), 냉동·냉장식품(4.7%), 과자(4.6%) 등이 뒤를 이었다.
주부들이 장을 보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는 대형마트(40.4%)였으며, 다음으로 전통시장 및 정육점 등 단품매장(25.7%), 개인슈퍼(17.9%), 농수축협(6.1%), 기업형슈퍼(4.2%), 인터넷(2.9%), 백화점(1.8%) 등으로 나타났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금융위기 이후 3년간 고물가현상과 생활패턴의 변화들이 국민들의 소비패턴까지 바꾸어 놓고 있다”며 “변화된 소비패턴에 부응하기 위한 소매유통기업들의 부단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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