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줄' 없으면 줄서시오?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연줄'없이 일자리 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통계가 나왔다. 취업자 10명 가운데 6명은 인맥을 이용해 일자리를 얻었고, 경력직 이직에는 인맥의 힘이 더 크게 작용했다.


14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인적네트워크의 노동시장 효과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03년부터 2007년 사이 일자리를 구한 표본 집단 6165명 중 3477명(56.4%)이 친구나 친척, 가족 등 인맥을 이용해 취업했다. 인터넷(17.66%)이나 매체 광고(11.75%)를 보고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공채 중심으로 사람을 뽑을 것 같은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종업원 1000명 이상 기업에서도 인맥 채용(47.3%)이 공채(32.9%) 규모를 크게 앞질렀다. 이런 현상은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두드러져 응답자 가운데 공채를 거쳐 입사한 경우는 819명(13.3%)에 그쳤다. 특히 종업원 수가 50명 미만인 업체에선 공채 비중이 5% 언저리에 머물렀다.


경력직으로 이직할 때에도 인맥의 힘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첫 직장에 '소개나 추천'으로 입사한 경우는 절반 정도(50.7%)였지만, 경력직의 경우 63.9%가 인맥을 통해 새 일자리를 얻었다고 답했다.

AD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보고서는 그 배경으로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열망 ▲특별히 발달한 경조사 문화 ▲학연과 지연·혈연의 연고주의 ▲업계의 잦은 사적 만남 등 한국 사회 특유의 인맥 문화를 꼽았다. 자연히 혈연이나 학연 등을 활용하기 어려운 사람은 취업 시장에서 더 불리해진다.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거나 내세울만한 경력이 없으면 일자리에서 점점 더 멀어진다는 의미다.


김영철 KDI 연구원은 이런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구직자와 구인 업체를 충분히 파악해 적합한 사람과 회사를 연결해주는 공공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