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100세 창업주, "내가 다시 대표야"
동남합성 이의갑 명예회장
[아시아경제 이민아 기자]우리 나이로 올해 100세인 창업주가 경영권을 물려줬던 아들과 딸을 해임하고 현장에 복귀하겠다고 송사를 제기했다. '100세 상장사 대표'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의갑 동남합성 명예회장은 자신의 둘째 딸인 이주희 효원연수문화센타 이사와 함께 지난 1일 인천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냈다. 이 명예회장 측은 이와 함께 현 경영진을 모두 해임하는 내용의 주총 안건을 제출했다. 동남합성은 현재 이 명예회장의 큰 딸인 이지희 대표와 아들인 이재혁 전무 등이 경영 중이며,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26일이다. 신임 이사 후보로는 이 명예회장 자신과 이주희 이사를 등록했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적절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명예회장 측이 소송까지 내가며 열기로 한 임시주총은 내년 1월10일 열린다. 정기주총을 통해 자연스러운 교체가 가능함에도 이 명예회장이 해임 카드까지 꺼낸 배경에 대해 회사 측은 말을 아꼈다. 회사 관계자는 “이 명예회장이 다시 경영에 관여하고자 한다”면서도 “건강상 문제는 없지만 워낙 고령”이라고 난감해 했다.
가족간 경영권 다툼 조짐은 지난 7월부터 나타났다. 지난 7월6일 사실상 지배주주이던 효원연수문화센타가 보유지분 9%를 전량 매각했는데 이를 이주희 이사와 그의 특수관계인이 인수한 것. 이 거래로 이주희 이사는 8.77% 지분을 확보하게 돼 언니인 이지희 현 대표(5.63%)를 앞서게 됐다.
이 대표 측은 이재혁 전무(4.52%) 지분을 합쳐도 10.15%에 불과해 이 명예회장과 이주희 이사 측 지분율(2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변수가 없다면 이 회장의 현장 복귀는 별 어려움 없이 성사될 전망이다. 이 명예회장은 과거에도 전문경영인에게 대표이사를 맡겼다가 지난 2006년 90대 중반의 나이로 대표이사 사장으로 복귀, 노익장을 과시한 바 있다.
이 명예회장은 섬유·농약·의약·화장품 등 각종 화학제품에 '약방의 감초'격으로 중요한 조제 역할을 하는 '계면활성제'를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산한 이 업계의 원로다. 1965년 동남합성 창업과 함께 계면활성제 생산에 뛰어들어 1980년대에는 업계의 '대부'로 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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