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쉬웠지만 '1-1-1조합'은 되레 줄듯
6월 9월 모의수능 보단 어려워 체감 난이도 높아 고른 등급받기 어려워
1. 난이도 총평
이번 시험이 ‘쉬웠다’고들 자꾸 말하는데, 그것은 전년 수능과의 상대적 차이를 의미하는 것일 뿐임을 이해해야 한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리가 1등급 구분점수가 80점대(89)이고, 언어도 6, 9 모의수능에 비해 갑자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체감 난이도는 상당히 높았다. 인문계열의 경우도 언어가 전년도 대비는 아니지만 6, 9 대비 어려웠기 때문에 당황하여 다음 교시까지도 영향을 받은 학생들이 꽤 있었다. 또, 외국어가 매우 쉬워서 오히려 두 문제 틀리고 2등급을 받은 학생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언, 수, 외 공히 1, 1, 1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대폭 감소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시험은 ‘좋은 등급 받기 어려운’ 시험이었다.
이번 시험은 작년도 언, 수, 외 1등급 구분 점수가 90, 89(수리 나), 79(수리 가), 90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평이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대개 6, 9 학평에 적응되어 있었기 때문에 체감하는 난이도는 상당히 높았다. 전년 대비와 6, 9 대비 난이도가 상이하였다는 점이 이번 시험의 첫 번째 특징이며, 각 영역별 백분위의 편차가 극심한 것이 두 번째 특징이다. 예를 들면 언어만 3등급에 수리 외국어 1등급인 학생들이 매우 많으며, 언어 수리는 1등급인데 외국어는 3등급인 학생들도 대단히 많다. 언어는 6, 9 난이도로 예상하고 학습을 EBS에만 한정한 학생들이 많아서 문제가 많이 생겼고, 외국어는 너무 쉬워서(3점 문제 하나 틀리면 2등급) 오히려 문제가 많이 생겼다.
탐구 과목은 대개 평이하였고, 그래서 오히려 문제가 생긴 경우가 많았다. 두 문제 틀리면 2등급, 세 문제 틀리면 3등급 이런 식의 시험이었기 때문에 1, 1, 1 등급의 조합보다는 1, 2, 3 조합이 훨씬 많은 시험이었다.
결국 이번 시험은 결코 ‘쉬운’ 시험이 아니었다. 일부 최상위권은 언, 수, 외, 탐에서 고른 성적을 얻었지만(인문계열의 서울대 진학 가능 학생들, 자연계열의 서울 소재 의예과와 서울대 최상위 학과에 진학이 가능한 학생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영역별로 많은 차이를 보였다. 자연계열에서는 언, 수, 외, 과 4, 1, 1, 1 등급인 학생들이나 1, 1, 3, 3인 학생들이 속출하였다. 인문계열에서도 3, 1, 1, 2 조합인 학생들이 대단히 많다. 이런 시험이 가장 어려운 시험이다. 즉, 골고루 점수를 잘 받기 힘든 시험이었다는 것이다.
2012정시 등급컷(원점수)
2. 가채점을 한 상황에서 주의해야 할 것들
먼저, 괴담에 속지 말아야 한다. “언, 수, 외 300이 너무 많다더라” 뭐 이런 것들이다. 많지 않다. 주로 서초동과 대치동에서 시작해 인터넷 사이트들을 통해 유포되는 괴 소문들은 근거 없는 경우가 매우 많다. 악의적으로 유포하는 사람들도 있고, 부지불식 중에 그것을 믿고 유포하는 사람들도 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번 시험에 고른 성적을 얻지 못했다. 고른 성적을 얻는 학생들은 서울대 사회, 경영대, 서울 지역 소재 의예과 등에 가는 학생들이다. 이들은 ‘대한민국 0.5%’ 안에 드는 이들이다. 그런 학생들은 존재한다. 서울 의대, 연세 의대를 가는 학생들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런 학생들이 어떻게 많다고 우기는가?
두 번째, 입시기관들의 ‘배치표’들을 있는 그대로 믿지 말라. 그 ‘배치표’는 통상적으로 정원 85% 지점을 의미한다. 즉, ‘컷라인’보다는 높다는 것이다. 얼마나 높은가가 문제인데, 작년 모 기관의 서울대 화학부 배치점수와 실제 컷라인 표준점수는 무려 40점 차이가 나기도 했다.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는 통상적 배치표보다 15~20점 낮은 학생들이 진학하기도 한다. 배치표는 대개 보수적이다. 물론 보수적으로 원서를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시 모집에서는 가나다 군에 지원할 수 있는바 한두 군데는 보수적으로 쓰지 않아야 한다.
세 번째로, 등급으로 대학 가는 것이 아니라 총점으로 대학 간다는 것을 명심하라. “언, 수, 외 합 5등급인 학생은 서울대 갈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지 못할 거라 대답한다. 아니다. 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의 원점수가 다음과 같다면 이 학생은 서울대에 진학할 수 있다. 언어 100, 수리 가 100, 외국어 92, 물리1 50, 화학2 47, 생물1 50. 이 학생의 등급은 1, 1, 3, 1, 1, 1이지만 이 학생은 서울대 거의 모든 모집단위에 충분히 합격 가능하다. 즉 언, 수, 외 5등급이 서울대에 갈 수 있는 것이다. 명심하라. 등급은 수시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정시에서는 표준점수나 백분위로 사정한다.
네 번째로 수능 반영 방식이 대학마다 다 다름을 잊지 말라. 연세대 인문계열은 수능 영역 반영 비중이 언, 수, 외, 사 28.6, 28.6, 28.6, 14.2이다. 반면에 자연계열은 20, 30, 20, 30이다. 인문계열에서는 사회 반영 비중이 낮은 반면, 자연계열에서는 과학의 비중이 매우 크다. 한양대 이과는 2, 3, 3, 2의 비중이고, 문과는 3, 3, 3, 1의 비중으로 선발한다. 즉, 가중치가 주어지는 방식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주로 인문계열에서는 사탐(및 제 2외국어)의 비중이 낮고, 자연계열에서는 수리와 과학, 혹은 수리와 외국어에 가중치가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서울대는 다른 학교와 겹치지 않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연세대 경영대에 진학할 수는 있지만 서울대는 가장 낮은 단위를 써도 떨어질, 혹은 지원 자격조차 없는 학생들도 많이 있다. 국사를 택하지 않은 경우, 사회를 두 과목만 잘 본 경우, 제2외국어를 응시하지 않았거나 응시했어도 점수가 지나치게 낮은 경우, 교과(내신)성적이 지나치게 좋지 않은 경우, 정시논술 자신이 없거나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 등 다양한 이유로 서울대를 갈 수 없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자연계열에서는 과학 선택을 두 과목만 한 경우, 세 과목 선택했지만 1과 2를 같은 과목으로 택한 경우(예를 들어 화1, 화2 이런 식으로), 내신이 너무 나쁜 경우, 정시논술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경우 서울대 지원이 어렵다. 그래서 서울대 ‘컷라인’은 예상보다 언제나 낮은 경향이 있다. 다른 모든 대학과 달리 서울대는 ‘배치표’를 보고 지원할 수 없는 대학이다. 서울대를 생각하는 경우 반드시 전문가들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이코노믹 리뷰 기획특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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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타임입시연구소 최성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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