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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권시형 사무총장 “초상권 비리라뇨. 절대 아닙니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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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권시형 사무총장 “초상권 비리라뇨. 절대 아닙니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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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심각한 내홍에 빠졌다. 각 구단의 대표들은 10일 대전에서 모임을 갖고 손민한 회장과 권시형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 안건을 논의했다. 자리에는 홍성흔, 송승준, 최동수, 이호준, 이병규, 박용택, 손시헌, 신경현, 류현진, 송지만, 김일경 등 총 11명이 참석했다. 일본에서 마무리훈련을 하고 있는 KIA와 삼성 선수단의 대표들은 위임장을 제출, 참석자들과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

3시간이 넘는 회의에서 이들은 오는 14일 각 구단 대표 및 고참 대표가 참석하는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사실상 손 회장과 권 사무총장에게 마지막 소명의 기회가 제공되는 셈이다. 자리에서 선수들은 선수협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행정마비 사태를 만든 도의적인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권 사무총장은 지난 4월 온라인 게임개발업체로부터 프로야구 선수들의 초상권과 관련해 25억 원을 받았다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되어 7개월째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열린 긴급이사회에서 바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초상권 비리 의혹에 대한 인정은 아니었다. 선수협에 물의를 일으켰다는 점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에서 비롯된 결정이었다. 당시 각 구단 대표들은 선수단의 의견을 취합해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그의 직무를 유지시키기로 합의했다. 결심은 내년 2월로 예정돼 있다.

권 사무총장은 지난 6개월 여 동안 말을 아꼈다. 이유는 10일 각 구단의 대표들이 대전에서 모인 까닭과 어느 정도 일치한다. 선수협의 이미지 손상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는 재판을 받는 입장이었다. 결백을 밝힌 뒤 입장을 표명해도 늦지 않다고 여겼다. 스포츠투데이는 10일 오후 분당 정자역 인근에 위치한 선수협 사무실에서 권 사무총장을 만났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내홍에 그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초상권 비리라뇨. 절대 아닙니다.”
목소리에는 억울함과 안타까움이 절실하게 배어있었다. 다음은 권시형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6개월 여 동안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검찰에 기소된 이후 각 구단 대표자들에게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 두 달에 한 번 열리는 이사회에서 내용을 설명했는데 다음 전달 체계에서 문제가 있었다. 시즌 중이다보니 각 구단 대표들이 깊이 있게 내용을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 직접 구단을 찾아다니면서 해명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웠고 구단 프런트의 방해로 미팅을 갖지 못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 언론 보도에 왜곡된 부분이 있었고 검찰에서의 기소 내용에도 잘못된 내용이 많았다. 나 역시 재판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어떤 점이 왜곡됐다고 보는 것인가.

▲검찰 수사의 타이틀이 ‘초상권 로비 의혹’이었다. 언론에서도 이를 그대로 사용했고. 맹세컨대 온라인 게임개발업체로부터 부당한 돈을 요구하거나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없다. 2009년 10월 22일 손민한 회장과 함께 슬러거 게임 개발업체 대표 세 명을 만나 2010년부터 선수들의 초상권을 사용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절차는 정상적이었다. 당시 마구마구 게임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독점계약을 맺었는데 슬러거 게임은 계약이 2009년 말로 만료됐다. 슬러거 입장에서는 게임을 죽일 수 없다보니 선수협에 초상권 사용을 요청했다. 그것을 대가로 내가 금품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시 계약 상황을 조금 더 자세하게 듣고 싶다.

▲계약 전 한 신문사 기자로부터 슬러거 게임의 개발사인 와이즈캣 대표 A씨를 소개받았다. 선수협이 슬러거를 살려야한다는 명분 아래 가진 만남이었다. A씨는 자신을 와이즈캣의 2대 주주라고 했다. 굵직한 두 개 회사의 대표로 재직 중인데다 기자의 소개까지 있어 솔직히 믿음이 갔다. 그래서 2009년 10월 22일 계약서를 체결하게 됐고 아무런 탈이 없을 것이라고 여겼다.

-A씨에게 선수협 자문위원 명함을 제공했는데.


▲남민우 와이즈캣 대표이사와는 만난 적이 없다. 게임과 관련된 모든 대화는 오로지 A씨와만 나눴다. 앞서 그가 선수협은 게임 분야를 잘 모르니 자신이 게임업체들과 이야기를 도와주겠다고 한 까닭이다. 2009년 12월 초에 자문위원 명함을 제공한 건 이 때문이었다. 그런데 A씨는 이를 나 몰래 이용해 남민우 대표이사로부터 6억 5천만 원을 받는 등 총 66억 원 가량의 자금을 따로 챙겼다.

-그 부분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

▲A씨는 존재할 수 없는 세 가지 제안을 만들어 돈을 착복했다. 2010년 초상권 사용대가, 이행 보증금, 메이저리그 선수 초상 구매 대금 등이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제안을 넣어 돈을 챙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슬러거 게임의 초상권 사용대가는 2010년 말이나 되어야 받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더구나 선수협은 과거 정산에 대해 2010년 3월 8일 정상적으로 15억 원을 전달받았다. 이는 계약서에 기재된 내용이다. 별도로 초상권 사용을 요구할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그런데 A씨는 선수협 몰래 와이즈캣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있었다.

-이 같은 내용을 어떻게 알게 됐나.

▲2010년 10월 6일경 와이즈캣이 NHN에 인수 합병됐다. 당시 회계 법무법인에서 실사를 했는데 선수협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들어보지도 못한 마케팅 보증금 20억 원이 잘 있느냐고.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모른다. 해외 출장 중이던 남민우 대표이사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들어와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그때 A씨의 불법 행위를 모두 파악하게 됐다.

-A씨에게 바로 연락을 취했나.

▲이틀 뒤인 10월 8일 전화를 걸었다. 당시 A씨는 미국에 있었다. 나는 빨리 귀국해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했고.

-A씨를 철썩같이 믿은 이유가 무엇인가.

▲내막을 알기 전까지 그와 친동생처럼 지냈다. 함께 식사를 했고 가족들끼리 여행도 다녀왔다. A씨는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변해주는 나를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매번 칭찬했다. 호의를 베풀고 싶다며 스스로 돈을 썼고.

-당신이 따로 돈을 요구한 적은 없었나.


▲물론이다. A씨가 스스로 호의를 베푼 것이 전부였다. 검찰은 이 부분에서 내게 업무상 배임과 부정한 청탁 의혹을 제기한다. 이는 말도 안 된다. 와이즈캣과의 계약이 끝난 뒤 벌어진 내용인 까닭이다.

-4월 13일 선수협 사무실과 당신의 집은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Y 매체에서 4월 1일 ‘선수협 초상권 로비의혹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사건이 보도됐는데 검찰은 13일까지 내게 한 차례도 출석할 것을 통보하지 않았다. 그리고 13일 아침 갑작스럽게 압수수색을 당했다. 사실 두렵지 않았다. 검찰은 금융거래 내역을 파악했지만 혐의를 찾을 수 없었다. 증거가 발견됐다면 지금쯤 나는 구속돼 있었을 것이다. 검찰의 긴급체포로 나는 2박 3일 동안 혹독한 조사를 받았다. 소환조사를 하고 돌려보내면 될 일이었는데 왜 체포를 했는지 모르겠다. 결국 인천 구치소에서 이틀 밤을 보내게 됐다. 16일 법원은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시켰다. 혐의를 부인하고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 확보됐으며 도주 우려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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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부터 첫 공판이 열렸는데.


▲부천에서 지금까지 네 차례 공판이 있었다. A씨에게 호의로 받은 것들에 대해 나는 빠짐없이 인정했다. 하지만 초상권을 계약해주는 조건으로 돈을 건네받은 적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선수협 자금을 횡령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무죄를 주장하고 있고. 사건 기록만 9750페이지에 이르는 힘겨운 싸움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재판에 임하고 있다.

-일부 선수들이 7개월째 진행 중인 재판으로 행정마비를 우려하는데.

▲올해 스탯티즈를 인수, 선수들에게 연말 연봉협상에서 보다 정밀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데이터 작업을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유니폼 업체들과의 소송도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다. 그들이 이익을 분배하지 않은 건 분명한 초상권 침해다. 이밖에도 이도형 사건 등 다양한 항소들을 진행했다. 초상권과 관련된 계약이나 항소들은 당장 해결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주기적으로 모니터를 해줘야 한다. 기본적인 업무에서 결코 어긋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9월에는 미래 선수협의 회원이 될 수 있는 고교 2학년 선수 20명을 선발해 메이저리그 투어캠프도 다녀왔다. 고 최동원, 장효조 감독이 세상을 떠났을 때 왜 선수협은 가만히 있느냐는 비판도 이해할 수 없다. 조문을 다녀오며 충분한 도리를 보였기 때문이다. 선수협은 NC 다이노스 창단도 넋 놓고 바라보지 않았다. 바로 환영 성명을 냈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함께 고민했다. 현재는 KBO의 2차 드래프트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최영필의 거취와 관련한 대책도 함께 마련하고 있고. 참고로 선수협의 직원은 총 6명이다.

-최근 ‘박찬호 특별법’과 관련해 나서지 않는다는 일부의 지적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이유가 있다. 환영 의사를 나타내는 여론, 언론과 선수들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선수협이 무턱대고 나설 수 없는 입장이다. 더구나 나는 지금 자중해야 하는 위치에 놓여있다. 과실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니까. 선수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커 재판이 무죄로 매듭어지길 누구보다 학수고대하고 있다.

-오는 12월 초상권료도 정상적으로 지급되나.

▲물론이다. 매년 15억 원 정도의 금액을 공정하게 배분하여 나눠주고 있다. 12월에 지급되는 이유는 월급이 나오지 않는 달이기 때문이다. 2군의 낮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에게 금액은 더 돌아간다. 모 언론에서 초상권료를 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선수협이 보유하는 온라인 모바일 퍼블리시권은 최근 NHN에게 위탁 관리를 맡겼다. 재 판매권을 제공해 모든 업체들과 별도 계약을 맺은 뒤 그 금액을 모두 가져오되 30억을 초과하면 수익을 절반씩 나누는 체계다. 올해 예상 수익은 35억 원에서 40억 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결코 적은 돈이라고 할 수 없다.

-처음 사무총장 자리에 앉았을 때 선수협의 자산은 얼마였나.

▲3억 원이었다. 지금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초상권료로만 45억 3천만 원을 거둬들였고. 빠른 시일 내 50억 원 정도의 기금을 단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문제없게 됐다.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부분을 앞으로 더 늘릴 계획이다. 앞으로 재정이 더 탄탄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선수들과의 소통에 애를 먹고 있다.

▲수차례 이사회를 통해 선수협 자금관리나 계약과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찾아달라고 했다. 모든 장부와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선수협의 문은 늘 열려 있다. 내 설명을 듣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왜 자꾸 외곽에서 모임을 갖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이들은 부적절한 사람들의 일방적인 이야기만을 듣고 있다. 차기 회장 및 사무총장 내정설이 돌고 있는데 그 뒤에 어떤 세력이 있는 건지 밝히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3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던 선수협이 수십억 원을 보유한 단체로 성장하니 흑심을 품은 사람들이 생겼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강병규의 인터뷰 등에 반박을 하지 않은 까닭은 무엇인가.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 처음에는 법적 대응도 고려했다. 하지만 손바닥을 마주쳐 주고 싶지 않았다. 재판 결과를 지켜보고 나중에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다. 최근 모 언론사의 기사에서도 선수협의 행정마비와 관련한 내용을 보았다. 글에 등장하는 관계자는 선수협이 아무 것도 하는 일이 없다고 했다. 그가 누구인지 짐작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밝히기 어렵지만 손민한 회장과 나의 명예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강병규는 초상권과 관련된 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은퇴선수회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선수협에 초상권에 대한 위임장을 제출하지도 않았다. 현재로서는 전혀 선수협과 관련이 없는 인물인데 어떻게 돈을 건네줄 수 있겠나. 선수협과 관계없이 돈을 받고 싶다면 소송을 진행했던 이상훈과 같이 게임회사를 직접 찾아가면 된다. 내 공판 때 그를 방청석에서 본 적이 있다. 6시간 동안 내용을 수첩에 기록했는데 한 번도 나와 눈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더라. 마주치면 꼭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너 진짜 수고 많다. 다른 일을 그렇게 열심히 했으면 성공했을 텐데.”

-선수들이 현재(10일 오후) 당신과 손민한 회장의 해임 안건을 놓고 대전에서 따로 회의를 벌이고 있다.

▲사퇴를 시키고 싶다면 임시총회를 열어야 한다. 그렇게 모인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무 것도 없다. 과반 이상 이사진의 찬성이 있다면 충분히 긴급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다. 사실 방금 전 선수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긴급이사회를 소집해달라고. 당연히 받아들일 생각이지만 참으로 안타깝다. 해임 건의안을 총회에 상정하면 될 일인데 왜 외곽에서 선수협이 분열되어 가는 인상을 주는 건지 모르겠다. 왜곡된 내용을 가지고 몰아내기에 급급해하는 모습을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다. 사무총장은 총회를 통해 선임된 사람이다. 부당한 해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저 총회에서 2/3 이상이 해임에 동의한다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

-검찰의 발표가 있고 난 뒤 바로 사직서를 제출한 적이 있는데.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는 의미에서 그랬다. 그래서 5월 9일 긴급이사회에서 사표 수리를 놓고 8개 구단 대표자들이 논의를 가졌다. 각 선수단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직무유지였다. 당시 의결은 여전히 유효하다. 만약 그런 결의 내용이 번복된다면 최소한 이사회는 다시 열려야 한다. 정관에 명시된 대로 총회의 표결만 거치면 해결될 일이다.

-사직서를 낸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나.

▲죄를 인정해서는 아니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물의를 빚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그간 공이 있다고 해서 재판의 결과를 지켜보자고 했다. 각 구단 고참들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납득의 방법이 있는데도 아름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건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8개 구단 대표자들에게 선수협의 회계 장부 등을 공개하고 있나.

▲물론이다. 5월 9일 긴급이사회 당시 회계 담당 직원에게 자료를 들고 오라고 해서 모두에게 보여줬다. 통장 내역만 봐도 손실이 없음은 금방 알 수 있다. 장부 정리가 주 단위로 보고되는데 그것을 봐도 파악할 수 있는 일이다.

-선수들과의 보다 적극적인 소통이 절실해 보인다.

▲협회에 가입된 선수가 460명을 넘는다. 이들의 의견을 모두 들어보고 싶다. 나는 고참들의 의견을 선수들의 목소리라고 받아들일 수 없다. 내가 해놓은 일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는 선수들도 꽤 많다. 그래서 나에 대한 재신임 문제가 1, 2군 전체가 모인 총회에서 거론되길 희망한다.

-이번 사건으로 손민한 회장과 연락을 주고받았나.

▲수시로 통화를 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데 롯데 구단으로부터 방출될 위기에까지 처해 누구보다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짐을 혼자 많이 짊어진 것 같아 미안하다. 선수협 회장은 희생이 필요한 자리다. 가시밭길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누구 하나 지금 위로를 건네지 않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그는 한국에서 3년간 최고 연봉을 받은 선수다. 무엇이 아쉬워서 부정을 저지르겠는가. 손 회장은 노조설립 등을 추진하며 숱한 역경을 겪었다. 롯데 구단으로부터 회장직 만류 압박에도 끊임없이 시달렸고. 누구보다 그를 굳건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그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2008년 5월 처음 사무총장 직무대행으로 자리에 앉았다. 당시 기억이 많이 날 것 같다.

▲2008년 4월경 양준혁과의 전화 통화에게 사무총장을 맡아줄 수 없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나진균 씨가 있지 않느냐고 했더니 새로 뽑아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아내의 반대로 처음에는 제의를 거절했다. 하지만 전준호, 송진우 등 선수협을 처음 만들 때 함께 했던 친구들이 끊임없이 결자해지를 해달라고 요구했고 결국 손민한 회장으로부터 정식 요청을 받은 뒤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만장일치로 직무대행 꼬리표를 뗀 건 그해 12월 3일 전체 총회에서였다.

-3년 이상이 흐른 지금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12년 전인 1999년 어려움 속에 선수협이 탄생하는 데 산파 역할을 했다. 평생 겪어보지 못했던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으면서도 선수협을 탄생시킨 건 내 평생 잊지 못할 일이었다. 어려운 자리인 것을 알면서도 사무총장을 맡은 건 이 때문이었다. 자리에 앉으며 미국, 일본 선수협 수준의 힘과 재정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같은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10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 각오로 시작하게 된 선수협 사무총장인데 3년 반만에 이런 사태를 맞게 돼서 참으로 안타깝고 슬프다. 선수협에 다시 온 것을 후회하진 않는다. 내 거취가 어떻게 되는 간에 중요한 것은 수많은 선수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탄생한 선수협이 계속 발전해나가는 것이다. 앞으로 선수협은 더 많은 역경을 겪을 것이다. 그 때마다 선수들이 적극적인 자세와 지혜를 모아 단체를 잘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수들의 권익과 생활환경은 1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앞으로 해야 할도 산더미같이 많다. 나에게 시간과 자격이 더 주어진다면 주목받지 못하는 어려운 선수들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다. 어쨌거나 이런 일에 연루된 것에 대해 너무나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뿐이다.

[단독]권시형 사무총장 “초상권 비리라뇨. 절대 아닙니다”(인터뷰) 원본보기 아이콘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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