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눈 앞에 펼쳐지는 황금 들녁의 풍경은 아마도 여행길이 아니라면 쉽게 접하지 못한다. 영산강은 남도를 흐르는 호남의 젖줄이자 옛 문인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넉넉히 1박 2일 코스로 떠나보는 영산강 여행. 그곳에서는 저녁 노을에 물든 영산석조(榮山夕照)와 그림자가 잠깐 쉬었다 가는 곳이라 하는 식영정(息營亭), 황금 물결 일렁이는 들녁에서 농부의 구슬땀을 만날 수 있는 나주평야 등을 접할 수 있다.

또 자연을 즐기며 시와 노래를 읊조린다는 뜻이 깃들어 있는 풍영정(風詠亭), 새벽녘 물결을 따라 피어오른 물안개가 대나무숲을 지나 너울너울 운무가 되어 어린 죽순에 이슬을 맺히게 하는 죽림운무(竹林雲霧) 등 강변따라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역사문화가 넉넉히 깃들어져 있는 지역 명소가 적지 않다. 문인들의 풍류를 느끼며 남도를 굽이 굽이 돌아가며 만들어낸 영산강 비경 속으로 들어가보자.


◆1경, 노을 감상하기엔 여기가 '딱' 하구둑=영산강 1경은 영산강 하굿둑에서 바라보는 노을이다. 영산강 하구둑은 국내 최대의 방조제로, 길이가 4350m에 이른다. 예로부터 "영산강 노을을 보지 않고는 석양을 봤다 하지 말라"라고 할 정도로 영산강 하굿둑에서 보는 해의 잠수는 화려하고 장엄하기 그지 없다. 영산강 하구둑 확장 공사 사업이 끝나면 제방 위에서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데크가 들어설 예정이다.

◆2경, 강의 모습을 찬찬히 바라보는 '식영정(息營亭)'='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라는 뜻의 식영정은 16세기 선비 석천 임억령을 위해 그의 제자 서하당 김성원이 지어준 것으로 무안에도 식영정이 있지만 한자가 다르다. 송강 정철 등 당대의 유명 문인들이 드나들어 더욱 유명해졌다. 식영정에서 바라보는 영산강은 강물이 마치 말굽처럼 휘감아 돌아가는 것과 같다. 식영정을 중심으로 탐방로와 자전거길이 연계된다.


◆3경, 황포돛대와 '석관정'=영산강 위를 유유자적 흐르는 황포돛배와 그 모습을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정자 석관정이 영산강의 3경이다. 특히 1977년 영산포에서 마지막 돛을 올렸던 황포돛배가 31년 만에 부활한 것. 디아뜰 선착장을 출발해 배를 타고 긍강정과 석관정 등에 얽힌 역사를 듣다보면 어느 새 배는 죽산보와 나주영상테마파크에 이르게 된다. 나주영상테마파크는 TV 드라마 '주몽' 촬영지로 이름을 알리면서 나주의 관광명소가 됐다. 나주목의 객사로 쓰던 곳. 명성황후가 시해된 후 빈소를 마련했던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이다.


◆4경, 사계절 꽃들의 잔치 열리는 '죽산보'=영산강에 설치되는 두 개의 보 가운데 하나인 죽산보. 이곳에서는 사계절 꽃들의 잔치를 볼 수 있다. 나주영상테마파크와 이어지는 야생화 초지 군락지가 조성된다. 강변에는 습지와 생태공원 등이 들어서게 된다. 죽산보 인근 둔치에는 생태교육 체험장도 만들어진다.


◆5경, 황금들녁이 펼쳐지는 '나주평야'=호남의 자랑거리 나주평야를 빼놓고는 영산강을 논할 수 없다. 전라남북도를 여행하다 보면 강원도와는 또 다른 매력이 바로 시야를 탁 트이게 하는 평야이다.


◆6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승촌보'=영산강 6경은 전국 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승촌보이다. '생명의 씨알'이라 불리는 나주의 쌀알 모양을 형상화했다. 승촌보는 낙동강 상류 창녕합천보의 따오기 모양과 더불어 16개 보 중 지역의 특색을 잘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승촌보 부근 영산강과 황룡강이 합쳐지는 부분의 하중도는 먹잇감이 많아 철새들이 많이 모이는 천혜의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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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경, 영산강의 절경 '풍영정(風詠亭)'=풍영정은 선창산이 병풍처럼 둘러처진 강변에 세워졌다. 이곳에서는 일필휘지로 쓴 명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바로 조선의 명필 한석봉이 직접 써서 정자에 건 편액 '제일호산(第一湖山)'이다. 풍영정 맞은편 둔치에는 버드나무숲을 조성해 영산강 7경을 함께 이루고 있다.


◆8경, 담양의 상징 '대나무 습지'=8경은 담양의 상징 대나무로 조성한 대규모 삼림욕장. 2003년 심어놓은 대나무들이 쭉쭉 자라 하늘을 찌르고 있다. 담양 죽녹원 안 기온은 바깥보다 무려 4~7도가 낮아 서늘하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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