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수수료, 경영진이 결단 내려야"
- ATM수수료 홀로 내렸던 우리은행의 조언
- 금융당국 "수수료 낮춰라" 권고에 은행권 고민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금융당국이 대표적인 은행 수수료 항목인 은행 자동화기기(ATM) 이용 수수료를 낮추라고 권고한 가운데, 이미 지난달부터 ATM 수수료를 낮춘 우리은행의 사례에 은행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리은행이 정부 영향권에 있는 만큼 당국의 의지를 읽어 미리 수수료를 내렸다는 지적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은행 내부적으로는 평소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이순우 행장의 선견지명이 작용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영업시간 외에 자동화기기(ATM)로 하루 2회 이상 현금 인출 거래 시 인출 횟수와 관계없이 50% 인하된 수수료를 적용했다. 이로써 영업시간 이후에 우리은행 ATM으로 2번 이상 현금을 인출할 경우 600원에서 300원으로 수수료가 낮아졌다.
타 은행의 ATM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도 수수료를 낮췄다. 현재 구조상으로는 A은행의 고객이 타 은행에 설치된 현금인출기를 이용하면, 1000~1200원의 수수료 중 일부를 B은행에 주고, 나머지 수수료는 A은행이 가져가게 돼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수수료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타 은행 인출수수료를 기존 1000~1200원에서 700~800원으로 낮췄다. ATM 수수료 절감을 위한 금융당국의 의지를 가장 먼저 반영했던 것.
자연히 ATM 수수료 수익은 크게 줄었다. 우리은행의 ATM 인출수수료는 수수료를 낮추기 전과 비교해 200억원 감소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건당 수수료는 얼마 되지 않아 보이지만 합치면 꽤 많은 금액"이라며 "해당 부서가 결정내릴 것은 아니고, 각 은행 경영진이 결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TM 인출수수료의 원가를 따져서 밝히고, 억울함을 나타내기보다는 은행 전체적인 차원에서 고민해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얘기다. 우리은행의 경우 경영진 차원에서 미리 고민을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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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이날 각 은행의 수수료 담당 부서장을 불러 지적하는 부분도 이런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른 은행 인출수수료 등 줄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경영진 차원에서 고민해달라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한편 은행권은 수수료로 떼돈을 벌었다는 비난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으나 신용카드 수수료 등과 맞물려 논란이 증폭되면서 ATM 수수료를 상당 폭 인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외국 은행과 자꾸 비교되고 있지만 해외 은행의 경우 평균잔액을 유지하지 못하면 수수료가 초과 부과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내 은행보다 많은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며 "여론상 수수료를 낮추는 쪽으로 흘러가긴 하겠지만 씁쓸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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