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벨기에 합작은행 15년만에 쪼개 판다
벨기에·프랑스 6:4대로 배드뱅크 지급보증..벨기에 소매은행 사업부 국유화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동성 고갈로 파산 위기에 직면했던 프랑스와 벨기에의 합작 은행 덱시아의 분리매각이 임박했다. 프랑스와 벨기에가 양분하고 있는 덱시아 이사회는 지난 주말 회의를 통해 배드뱅크를 설립해 부실자산을 털어내고 남은 덱시아의 굿뱅크 부문을 분리매각키로 합의했다.
벨기에는 프랑스와 합의하에 40억유로를 지불하고 덱시아의 우량 사업부인 벨기에 소매은행 사업부 지분을 100% 소유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현지시간 9일 밤 내지 10일 오전에 공개될 예정이다.
덱시아가 900억유로 규모의 배드 뱅크를 설립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벨기에 일간 데 스텐다르트를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벨기에와 프랑스가 각각 6대 4의 비율로 지급보증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벨기에가 540억유로, 프랑스가 330억유로 그리고 룩셈부르크가 30억유로를 지급 보증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프랑스에 지급보증 부담을 5대5로 할 것을 요구했던 벨기에가 협상 과정에서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와 벨기에는 덱시아의 부실자산을 털어내고 남은 굿뱅크 부문을 매각해 배드뱅크 부문의 손실을 벌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프랑스는 벨기에가 벨기에의 소매은행 사업부 100% 소유하는 것에 대해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덱시아의 분리는 기정사실이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덱시아 이사회가 벨기에 소매은행 사업부의 분사와 국유화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벨기에는 소매은행 사업부 국유화를 위해 40억유로를 지불할 계획인데 벨기에 지방정부도 일부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는 덱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의 지방채를 프랑스 두 개 국영 은행인 국영 라 방크 포스탈과 예금공탁기관(CDC)에 분리 매각하고 자산운용 등 남은 굿뱅크 부문에 대한 인수 대상자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CDC는 덱시아의 지분 17.6%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로써 벨기에와 프랑스의 은행 합작 실험은 15년 만에 실패로 끝맺을 것으로 보인다. 덱시아는 1996년 프랑스와 벨기에의 최대 지방정부 대출 은행이었던 크레디트 로컬 데 프랑스와 크레디트 커뮤널 데 벨기에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프랑스와 달리 벨기에는 소매은행 사업부를 운영해 왔다.
덱시아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지난 3일에 이어 9일까지 매 주말마다 회의를 열며 덱시아 처리 방안을 논의해 왔다.
덱시아 처리 방안이 구체화됨에 따라 향후 프랑스와 벨기에의 신용등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무디스는 지난 7일 취약해진 은행 시스템을 언급하며 벨기에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또한 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는 덱시아에 250억유로 규모의 익스포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지난 8일 프랑스 주요 5개 은행이 정부에 총 1000억~1500억유로의 공적자금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도 불안한 은행 시스템 때문에 신용등급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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