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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철회의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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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결집ㆍ자존심회복시켰지만 신뢰엔 흠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쥐고 있는 걸 버리는 게 가장 손해가 적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사퇴 번복을 놓고 한 재선 의원이 말했다. 손 대표는 5일 서울시장 통합후보 경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던졌던 사퇴 카드를 하루 만에 회수했다. "남은 책임을 완수함으로써 당과 민주진보진영 전체에 대한 헌신을 명하는 것인 만큼 무겁게 여겨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손 대표가 사퇴 논란으로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더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 대표가 사퇴를 결심한 것은 3일 저녁. 박영선 후보가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패하자 돌아가는 길에 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과 참모들에게 "사퇴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당시 손 대표는 당 후보가 무소속 후보에게 패배한데 대한 책임론에 직면해 있던 상황이었다. 당 경선일정을 뒤로 미루면서 "박원순 영입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받아왔던 손 대표는 사퇴를 통해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 안철수ㆍ박원순으로 시작된 '외풍'에서 의기소침해 있던 당원들을 결집시키고 자존심을 어느 정도 회복시키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손 대표는 박원순 후보와 관계 설정도 자연스럽게 조정됐다는 점도 이득이다. 박 후보를 지원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을 재확인 하면서 동시에 통합경선 패배의 책임론을 상당부분 덜어내고 유세지원에 나설 수 있게 된 것. 사퇴라는 승부수를 던지지 않았다면 박 후보 지원유세가 손 대표를 더욱 곤혹스럽게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책임론에 직면했던 손 대표가 의원 65명의 만장일치로 복귀해야 한다는 결의를 받아냈다는 점은 정치적 성과다. 예고됐던 비주류의 공격도 사퇴 논란 속에 무력화시켰다. 사실상 재신임을 받아내면서 당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처럼 피상적인 성과에 비해 잃은 것의 무게는 엄중하다. 손 대표의 사퇴와 철회까지 '1박2일'의 행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2개월 남은 당대표직을 놓고 당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질타도 나온다. 2008년 대선 패배 후 공황상태에 빠졌던 당을 수습하기 위해 '독배'였던 당 대표직을 받아들였고, 올해에는 한나라당의 '철옹성'으로 불리던 분당을 보궐선거에 직접 뛰어들어 승리하면서 쌓았던 신뢰에 큰 흠집이 생겼다.

대표직을 2개월 연장 받았지만 짧은 기간 안에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나경원 후보 지원이 예고된 가운데 제1야당 대표로서 박 후보의 승리를 견인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또 20~30대로부터 외면당한 당을 혁신ㆍ개혁을 통해 야권통합의 구심력을 회복하는 것도 난제로 꼽힌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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