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결집ㆍ자존심회복시켰지만 신뢰엔 흠
손 대표가 사퇴 논란으로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더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 대표가 사퇴를 결심한 것은 3일 저녁. 박영선 후보가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패하자 돌아가는 길에 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과 참모들에게 "사퇴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손 대표는 박원순 후보와 관계 설정도 자연스럽게 조정됐다는 점도 이득이다. 박 후보를 지원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을 재확인 하면서 동시에 통합경선 패배의 책임론을 상당부분 덜어내고 유세지원에 나설 수 있게 된 것. 사퇴라는 승부수를 던지지 않았다면 박 후보 지원유세가 손 대표를 더욱 곤혹스럽게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책임론에 직면했던 손 대표가 의원 65명의 만장일치로 복귀해야 한다는 결의를 받아냈다는 점은 정치적 성과다. 예고됐던 비주류의 공격도 사퇴 논란 속에 무력화시켰다. 사실상 재신임을 받아내면서 당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대표직을 2개월 연장 받았지만 짧은 기간 안에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나경원 후보 지원이 예고된 가운데 제1야당 대표로서 박 후보의 승리를 견인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또 20~30대로부터 외면당한 당을 혁신ㆍ개혁을 통해 야권통합의 구심력을 회복하는 것도 난제로 꼽힌다.
김달중 기자 da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