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검객 닌자의 '수리검'에서 2차대전 막강 화력의 155mm 곡사포 이름까지 등장

 로마로 드라이버와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F-117A 나이트 호크'(위), 코브라골프 롱톰 드라이버와 록히드 마틴사의 최신형 스텔스기 'F-35'(아래)

로마로 드라이버와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F-117A 나이트 호크'(위), 코브라골프 롱톰 드라이버와 록히드 마틴사의 최신형 스텔스기 'F-35'(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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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수리검에서 곡사포까지."


최근 출시되는 골프채들이 모두 무기 이름을 차용해 화제다. 고반발드라이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슈리켄이 바로 일본의 검객 닌자들이 즐겨 쓰는 표창이나 수리검을 의미한다. 오는 11월 출시되는 코브라골프의 드라이버 '롱톰'은 미국이 2차 세계대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막강한 화력의 155mm 곡사포다. 드라이버 역시 무려 48인치짜리 초장척 샤프트를 장착해 골퍼들의 기대치를 부풀리고 있다.

사실 골프채에 무기 이름을 붙이는 것은 역사가 오래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캘러웨이의 '빅버사'다.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를 공포에 떨게 했던 독일의 거대한 대포다. 1998년부터 출시된 캘러웨이의 X시리즈 아이언은 X-12, 14, 16, 18, 20 등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미국이 전투기를 개발할 때 X-30, 32 등 코드 네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전 세계 골프볼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타이틀리스트의 프로v1 역시 2차 세계대전 말기에 독일이 개발한 V1 로켓과 이름이 같다.


미국에 비해 일본 브랜드는 '사무라이 정신'에 충실한 쪽이다. 슈리켄에 앞서 카타나가 선발주자였다. 카타나의 드라이버 스워드는 '일도필살'의 전투용 장검이다. 아이언의 주력 모델이었던 요이치 역시 옛날 야시마 전투 당시 멀리 떨어진 배의 부채를 명중시켰다는 일본 최고의 명궁 '나스 요이치'에서 따온 이름이다.

모양새가 무기와 비슷한 경우도 많다. 세계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F-117A 나이트 호크'는 온통 검은색으로 뒤덮은 검은 동체가 로마로 드라이버를 연상케 한다. 헤드 뒤쪽 2개의 카트리지에서 금방이라도 불을 뿜을 것 같은 분위기다. 록히드 마틴사의 최신형 스텔스기 'F-35'는 모양이나 색상이 롱톰 쪽에 더 가깝다. 짙은 회색의 육중한 느낌을 주는 솔 부분이 F-35의 동체와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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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도 많이 등장한다. 기하학적 디자인의 효시로 꼽히는 클리브랜드 하이보어는 크라운(헤드 윗부분) 부위가 움푹 들어간 우주선 형상으로 시선을 끌었다. 말렛(반달형) 퍼터로 가면 우주선의 이미지를 가진 디자인이 즐비하다. 클럽 메이커들은 색상도 블랙과 레드 등 공격적인 이미지를 선호한다.


골프채가 전투장비와 일맥상통하는 것은 정확도가 생명이라는 공통의 화두에서 출발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타깃을 향해 날아간다는 이미지다. 하지만 아이러니다. 골프는 전쟁과 달리 기준 타수 보다 낮은 스코어인 버디와 이글, 알바트로스 등이 모두 새 이름이다. 새를 잡기 위해 최첨단 무기가 동원되고 있는 셈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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