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3호선에서 '한 정거장 영화제' 만나세요
서울 메트로 지하철 2,3호선에서 22일부터 10월4일까지 '서울 메트로 국제 지하철 영화제'가 열린다. 역과 역 사이의 이동 시간이 2분임을 감안해 90초짜리 초단편 영화 26편이 상영되며, 이들 영화는 1~4호선 대합실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서울 메트로 제공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조유진 기자]하루 평균 이용객이 200여만 명(2011년 상반기 기준)에 달하는 서울 메트로 2호선과 3호선. 시민 200만 명의 발이 돼주는 이들 지하철이 22일 오전 영화관으로 탈바꿈했다. 독일 베를린 지하철 영화제와 동시에 열리는 '서울 메트로 국제 지하철 영화제'가 시작된 것이다. 평소엔 행선을 안내하는 글이 나오던 화면에 90초짜리 초단편 영화가 상영되자 지하철 이용객들은 놀라면서도 한편으론 흥미로워 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5시40분께 종합운동장역에서 건대입구역 방향으로 가는 2호선 2345열차 안. 잡담을 나누거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던 사람들의 눈길이 갑자기 분주해졌다. 다음 역을 알려줘야 할 화면에 영화 화면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 남자가 자신의 카메라로 낯선 여자의 사진을 찍는 장면, 남자를 발견한 여자가 다가와 카메라를 거칠게 뺏는 장면, 여자가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찍은 뒤 남자에게 다시 카메라를 던지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90초가 빠르게 흘렀다. '봄날'이란 영화였다.
열차 안에 설치된 화면인 만큼 소리도, 자막도 없었지만 사람들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매일 출퇴근길에 2호선을 이용한다는 홍복수(70)씨는 "지하철에서 영화가 상영되는지 전혀 몰랐다"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간이 길어 지루했는데 이렇게 영화를 보여주니 좋다"고 말했다.
'봄날'에 이어 상영된 영화 '되돌리고 싶다'를 본 최재은(32)씨는 "다음 역을 확인하려고 화면을 봤다가 영화가 나와서 좀 놀랐다"며 "앞으로 최신 영화 등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 메트로(사장 김익환)는 베를린 지하철이 8년째 해오고 있는 지하철 영화제의 노하우를 배워 올해 두 번째로 '서울 메트로 국제 지하철 영화제'를 열었다. 10월4일까지 계속되는 이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봄날'과 '되돌리고 싶다' 등 90초짜리 초단편 영화 26편이다. 역과 역 사이의 이동 시간이 2분여인 점을 감안해 공모한 90초짜리 초단편 영화 가운데 우수작품으로 선정된 이들 영화는 지하철 1~4호선 대합실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장재성 서울 메트로 홍보실 차장은 "1호선과 4호선엔 영상을 틀 수 있는 기기가 설치된 곳이 없어 2호선과 3호선 열차에서만 영화를 상영하게 됐다"며 "앞으로 계속해 지하철 영화제를 개최하면서 차차 1호선과 4호선에서도 영화를 상연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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