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희토류 산업 통폐합에 美·유럽 불만 고조
中희토류 공급 중단으로 물가 상승 부담 커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중국이 희토류 생산업체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유럽과 미국의 불만을 사고 있다.
통폐합 과정에서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면서 희토류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95%를 담당하고 있어 중국의 희토류 공급이 줄어들면 유럽과 미국의 물가 상승 부담이 높아지게 돼 무역 분쟁 요인이 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환경 오염을 차단하기 위해 희토류 생산업체를 통폐합해 국가가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글로벌 제조업체들은 제품 생산의 원료가 되는 희토류 가격이 공급 차질로 인해 급등하면 제품 가격 상승을 유발하게 된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희토류는 특히 풍력 발전기, 휘발유-전기 하이브리드 차량, 소형형광램프(CFL) 등 친환경 제품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는 중국의 희토류 산업에 대한 조치가 주요 주제로 떠올랐다.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미 화학업체 아메리칸 엘리먼츠의 마이클 실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정부의 풍력 발전과 전기차 생산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중국에 의한 희토류 가격 급등으로 상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희토류 가격 상승으로 인해 미국에서 CFL의 평균 가격은 올해 들어 37%나 올랐다.
미국은 내년 1월부터 부시 대통령이 지난 2007년 서명했던 법안이 효력에 따라 기존의 백열등 전구 생산을 줄이고 CFL 등으로 대체해야 한다. CFL은 백열등에 비해 전력 소모는 적고 수명은 훨씬 더 길어 에너지 효율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CFL 가격 급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마이클 바크먼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내며 의회에서 무효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백열등에서 에너지 효율 제품으로 전환을 의무화하고 있다.
중국은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희토류 산업 통제를 서두르고 있다. 희토류 자체는 환경 오염과 관련이 없지만 일부 허가를 받지 않은 소규모 민간 기업들이 희토류를 처리하고 다루는 과정에서 환경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 중국 측의 주장이다.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한 중국 관계자는 "기업들은 환경, 노동, 사회적 책임 문제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기업을 교육시켜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측은 희토류 생산 공장 대부분이 8월 초 이후 폐쇄된 상태이며 내달 1일까지 환경오염 통제 장비를 설치토록 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희토류 생산은 북부가 3분의 2를, 남부가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북부 지역 31개 희토류 기업들에 폐쇄를 명했으며 바오강 등 4개 기업에 통합 명령을 내려 '바오강 희토류(Bao Gang Rare Earth)'라는 정부가 운용하는 독점 기업을 만들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 남부 희토류 생산 기업의 80%를 3개 회사로 합칠 계획이다.
최근 중국의 통폐합과 상관없이 미국과 유럽은 희토류와 관련 중국에 불만이 많은 상황이었다. 중국이 최근 몇 년간 희토류 수출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거나 쿼터를 통해 수출량을 제한해왔기 때문이다. 공급이 줄면서 희토류 가격은 8~40배씩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측은 올해 말께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계획이다.
한편 희토류 가격은 올해 들어 8월 초까지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최근 들어 주춤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 시장관계자는 희토류 가격 상승의 또 다른 주범이었던 헤지펀드나 투기꾼들이 최근 수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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