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오늘은 뭘 쓰지?" 매일매일 '검사일보' 쓰는 금감원 검사역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금융회사 검사내역 상세히 기록해 투명성 강조..추후 책임여부도 명확히 규명 가능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박종서 기자]"오늘은 뭘 쓰지? 빼먹은 내용은 없나?"

중소금융회사 검사를 다녀온 금융감독원 A검사역. 평소보다 업무가 일찍 끝나 사무실에 들어온 시간은 6시. 하루일과를 마무리하고 퇴근준비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회사를 나서기 전에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날 하루의 업무보고를 하는 '검사일지' 작성이다.
올해 저축은행 비리 등이 불거지고 감독기관인 금감원의 감독 소홀 및 유착이 지적되면서 부터 검사일지작성이 대폭강화된 것이다. 그동안 형식적인 작성에 그쳤던 검사일지가 향 후 문제 발생시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돼 작성자의 입장에선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의 검사체계가 새롭게 바뀌고 있다. 일지작성 등 개선안을 하나하나씩 실행에 옮기면서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11일 "검사일지를 통해 기록으로 남겨두면 향후 비리발생에도 책임여부를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다"며 "투명성도 한층 높아질 것이며 어떤 문제점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화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내 검사역의 가용인원은 대략 300여명. 이들은 매일매일 검사업무를 마치면 일지를 통해 특이사항은 없었는지, 세부적인 자료 요청은 무엇을 했는지, 결과는 어땠는지 등 필수 요건외에도 누구랑 만나서 어떤 얘기를 들었는지 등 정보보고 사항까지 빠짐없이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간부급들은 현장에 직접 나가지 않다보니 검사 현장에 대한 세세한 목소리나 상황을 제때에 파악하기 힘들었다며 검사일지가 상세하게 작성되면서 피검사자들과의 간접적 소통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검사역들의 불만도 상당하다. 업무의 비효율성 측면에서 시간낭비가 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검사역은 "매일매일 심층보고서를 작성하는 기분"이라며 "검사 선진화 방안 이 나온 이후 보고서 작성이 더욱더 세분화되고 있어 힘든 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앞으로도 검사의 투명성과 비리근절 차원에서 검사시스템을 더욱 더 강화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검사일지 작성에 머물지 않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모든 관리 기록을 전산화 해 분실위험을 줄일 수 있는 종합관리시스템을 도입키로 했 다.

또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검사품질관리제도 시행을 위한 윤곽도 그려나가고 있다.
검사역들간 편차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제3자가 샘플링을 통해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평가하고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금감원 감독총괄국 관계자는 "검사를 어떻게 샘플링하고 어떤 요소를 평가기준으로 적용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시행방안을 만들어 내년부터는 바로 도입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검사 선진화 방안' 개선안으로 나왔던 중요검사 결과에 대해 금융회사 이사회에서 직접 설명하도록 하는 부분도 이미 실행에 옮겨졌다.

금감원은 "기존에는 제재결과 확정 후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했으나 최근 외환은행 검사 후 결과를 이사회에서 직접 설명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알아야할 사안들이 이행되도록 촉구하기도 하고 발견된 문제점, 취약점 등의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논의의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이외에도 금감원은 대형 금융회사에 대해 매년 하던 종합검사 주기를 2~3년에 한번씩으로 줄여 피검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대형회사의 경우 20~30명의 인원이 투입되는 점을 감 안하면 인력부족이 발생하고 부실검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상시 감시를 강화해 잠재적인 위험요소가 발견되면 신속히 검사반을 투입하는 `선택과 집중'을 할 방침이다.




이규성 기자 bobos@
박종서 기자 jspark@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국내이슈

  •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해외이슈

  •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PICK

  •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