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언발에 오줌 누기’


교육과학부(장관 이주호)가 발표한 '등록금완화정책'에 대해 학생, 학부모 및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교과부는 8일 한나라당과 당정협의를 거쳐 내년에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 예산 1조5000억원, 대학이 7500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대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중 절반인 7500억은 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소득분위 3분위까지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7500억원은 소득분위 7분위까지의 학생들에게 지원하는 동시에 대학들이 스스로 7500억원을 투자해 평균 5%수준의 명목등록금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한나라당에게 '반값 등록금' 실현을 요구해 온 학생과 학부모, 시민단체들은 실망스럽다는 분위기다.

조우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장학금 확충은 일시적인 대안일 뿐"이며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등록금의 수익구조 시스템이 변하지 않는 이상 등록금 문제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난 6월에도 한나라당에서 당정청 협의를 통해 내년까지 15%, 2013년까지 30% 낮추겠다고 말했다"며 "등록금과 관련한 대책 발표가 수차례 있었지만 번복되기 일쑤였다"고 꼬집어 말했다.


이선희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도 “실제로 1조5000억 가지고서는 전체 등록금 인하는 어렵다”며 “실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서는 5조 가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소득기준 7분위까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방안에 대해 "하도 중산층 얘기가 나오니까 포함시킨 듯 하나 7분위 계층의 체감 인하율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가 발표한 계층별 연평균 부담감소액에 따르면 4∼7분위 96만원, 8∼10분위 38만원 수준이다. 한 학기 등록금이 400~500만원에 이르는 대학생의 경우, 4~7분위는 48만원(약 10%), 8~10분위는 19만원(약 4%) 가량으로 등록금에 비해 감소 액수는 상대적으로 적어 체감 인하율은 낮을 전망이다.


반값 등록금 운동에 동참해온 학부모단체도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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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숙 학사모(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대표는 "학부모나 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요구에 정부와 여당에서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50%까지는 아니더라도 20%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이번 발표에 대해 허탈함을 감추지 않았다. 최 대표는 “2학기 등록금은 아무런 혜택도 없이 기존에 내던 대로 똑같이 다 냈다”며 “학부모와 학생들을 모아놓고 토의하고 요란했던 것에 비하면, 5%인하 방안은 학부모 입장에서는 인하폭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장학금을 주더라도 저소득계층을 위주로 주기 때문에 일반 학생들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등록금 인하를 크게 실감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편, 정부가 발표한 2조 2500억원 중 3분의 1인 7500억원을 등록금 동결·인하, 장학금 확충 등에 써야하는 대학들은 이같은 정부 정책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대학 관계자들은 "교과부에서 그런 발표를 할 거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고, 학교 차원에서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 적도 없다"고 답했다.


박은희 기자 lomo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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