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된 고려대 강당, 박용만 회장 때문에…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박미주 기자]6일 오후 4시 고려대학교 캠퍼스에 ‘출근길 지하철’ 풍경이 연출됐다. 강당 내 200여석을 채우다 못해 계단, 복도, 문 앞까지 5cm간격으로 빼곡히 선 학생들은 에어컨 냉기에도 연신 땀을 흘러대며 단 한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날 강단에 선 이는 바로 박용만 (주)두산·두산인프라코어 회장. 채용을 앞둔 두산그룹의 회사설명회를 위해 최고경영자(CEO)인 박 회장이 직접 대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만남을 가진 것이다.
05학번 성태현(25)씨는 “박용만 회장을 만나기 위해 수업도 뒤로 하고 왔다”며 “평소 언론 등을 통해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좋아하게 됐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날 박 회장의 강연은 그의 방문 목적인 두산그룹 홍보에만 그치지 않았다. “중요한 결정을 앞둔 여러분께 우리 회사에 대한 답을 직접 드리는 것이 옳은 일인 것 같아 나왔다”고 말문을 뗀 박 회장은 두산그룹의 역사뿐 아니라 행복, 취업지망생, 신입사원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내비쳤다.
박 회장은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게 행복”이라며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신입사원들의 출발점은 대부분 같다”며 “입사 후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가장 신입사원이 예뻐 보일 때를 묻는 질문에는 “모두 예쁘다”며 “‘가능성의 덩어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한 시간 반 이상 진행되는 강연 동안 문 밖으로 나가는 이는 손에 꼽혔다. 반면 강당 문을 열고 좁디좁은 공간을 찾아 들어오는 발걸음은 끊임이 없었다. 학생들은 박 회장의 말 한마디에 고개를 끄덕이고 또 폭소를 터뜨렸다. 문 밖에 대기하던 그룹 관계자들은 티셔츠 전체가 땀에 흠뻑 젖은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중얼거렸다.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긴 오후 5시 45분 께. 박 회장이 이번 캠퍼스 투어 기간 동안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백팩을 들어 올리자 학생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탄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 회장은 오는 7일 부산대학교 강연을 끝으로 일주일에 걸친 캠퍼스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박 회장은 기자에게 “내일은 학생들을 만나기위해 부산에 간다”며 “대학생들을 만나니 반갑고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설명회는 단순히 한 기업의 채용설명회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강당에 모인 이들은 단순히 회사설명회를 위해 참석한 CEO와 입사지원자가 아닌, 갈 길을 제시하는 롤모델, 그리고 그가 응원하는 청춘들이었다.
강연을 듣고나온 06학번 김정민(화공생명공학과,26)씨는 "채용설명회라 생각하고 왔는데, 리더십 강연을 듣고 나온 기분"이라며 "20대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07학번 김영빈(경영학과,23)씨는 "오너 경영진의 생각을 알 수 있어 좋았다"며 "(오너 경영진을 만나고) 한 기업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