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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주택’의 추락 대안은 임대형 ‘시니어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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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분양참패 돌파구는 없나

도심형 시니어타워 ‘더 클래식 500’에서 열린 송편나누기 행사에 참여한 노인들.

도심형 시니어타워 ‘더 클래식 500’에서 열린 송편나누기 행사에 참여한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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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란 말로 통칭하지 말란다. 이제는 시니어다. 업계에서는 ‘실버주택’이라는 용어도 꺼려하는 분위기다. 젊은 세대에 밀려 도태되는 기분이라 수요자들이 싫어한다고 했다. 실버주택 분양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현황을 명확히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시니어 계층을 위한 주거공간은 특수성을 요구한다. 과거에는 산 좋고 물 맑은 시골에서 사는 게 노인들의 꿈이었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갈수록 평균 수명이 높아짐에 따라 노후를 활동적으로 보내는 세대가 많아졌기 때문. 또 각종 질환에 대처할 수 있는 첨단 의료 시스템이 발달하며 주거공간도 의료서비스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무턱대고 실버주택이라 이름 붙여 분양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노년층도 원하는 타입의 일반 주택을 능동적으로 고르는 추세다. 여기서 실버주택은 한 번 경쟁력을 잃었다.

주택 경기 침체의 늪 또한 피해갈 수 없었다. 실버주택 또한 미분양의 난제를 맞게 된 것. 애초에 노인을 위한 특수 편의시설을 갖춘 만큼 높은 분양가로 시장에 나왔던 실버주택이 급기야는 분양가 깎아내리기를 하며 특별분양에 나섰지만 여전히 미분양을 타개하기엔 속수무책이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1 노인복지시설 현황’에 따르면 2010년 12월 31일까지 신고된 노인복지주택은 총 4647가구. 노인복지주택은 만 60세 이상 노인이 분양을 받거나 임대로 거주하는 주거시설을 말한다. 노인복지를 위한 주택이라 관련 시설을 갖췄으며 다른 주택에 비해 건축 규제를 덜 받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2008년 8월 4일 이전에 승인된 실버주택에 한해 나이 제한 규정을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의 ‘노인복지법 개정안’이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노인복지주택에 60세 미만인 사람도 입주가 가능해졌다.

일반인에게도 양도 및 임대할 수 있는 등 재산권 행사 또한 자유로워진 것. 이 같은 규제 완화책은 노인복지주택 미분양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이처럼 긍정적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된다고 해도 여전히 높은 미분양 적체율이 신규 노인복지주택 분양의 걸림돌로 남아 있다.

서울 중구 정동 상림원은 대표적인 실버주택 분양 실패 사례다. 지난 2006년 경향신문 사옥 옆에 서비스드 아파트 개념으로 상림원 98가구가 분양을 시작했으나 여전히 미분양 세대 수가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하남시에 벽산건설이 분양 중인 실버주택 ‘블루밍 더 클래식’은 전용면적 113㎡에 4억원대 후반의 분양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곳 분양률도 절반에 못 미친다.

마찬가지로 경기도 용인시에 분양 중인 명지엘펜하임은 전용면적 140㎡에 분양가 약 4억원을 형성하고 있다. 분양률은 절반을 넘었지만 전체 336가구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이들 물량보다 비교적 높은 분양가가 책정된 노인복지주택도 눈길을 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분양 중인 ‘더헤리티지’는 전용면적 173㎡에 12억원대의 고분양가가 형성됐다. 고급형 실버주택으로, 앞의 두 물량보다 많이 소진됐지만 여전히 390가구 중 4분의 1가량이 미분양이다.


자양동 ‘더 클래식 500’ 성공사례 눈길

어차피 미분양의 리스크를 피해갈 수 없는 바에야 노인복지주택이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돼 왔다. 수요자들이 ‘소유’보다 ‘임대’의 개념으로 노인복지주택에 접근하기에 사업자 또한 임대 사업 방식으로의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건국대학교가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운영 중인 ‘더클래식 500’이다. 이곳은 복합 주거 문화 공간이라 칭할 수 있다. 거주자는 1~2인 가구로 1인 이상이 60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자격요건이 필요하다.

더클래식 500은 ‘1세대 CEO 또는 지도자 계층의 은퇴 후 삶을 주도하겠다’는 콘셉트로 설계됐다. 한 마디로 고급 주거 공간이다. 실버주택이라 칭하기에는 시설의 용도가 다양하다. 따라서 이곳은 시니어 타운에 가깝다.

시니어 타운과 같이 실버세대가 모여 사는 주거단지가 앞으로는 주택의 개념이 아니라 대규모 타운의 개념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 바 있다.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소장은 과거 1960년대 미국의 원형 주거단지인 ‘썬시티’를 예로 들며, 노인들이 모여 대규모 마을을 조성한 모델의 국내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실제로 핀란드에도 60세 이상의 실버 세대가 모여 사는 공동체형 타운이 조성돼 있다. 따라서 더클래식 500도 선진국형 시니어 타운을 표방한 것.

주목할 만한 점은 이곳은 분양이 아니라 임대 방식으로 운영이 된다는 사실이다. 5년 기간 보증금은 8억원, 2년은 8억4000만원이며 모두 원금보장형으로 퇴소 시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 월 관리비는 120만원 수준이다.

지난 2009년 오픈해 건물 내에는 시니어 세대를 위한 첨단 시설을 모두 갖춰놨다. 골프장, 헬스장, 스파, 북카페, 도서관, 노래방, 수영장, U-헬스케어센터 등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과연 변화하는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공간답다. 원스톱 서비스를 지향해 개인 공간 내에서 응급 상황 발생 시 버튼 하나로 중앙관리 시스템과 연결할 수 있다.

건국대학교 병원과 서비스가 연계돼 시니어 계층의 가장 큰 걱정거리인 건강에 대한 염려를 덜 수도 있다. 실제로 건물 내 대부분의 시설은 50~70대 시니어 계층의 이용도가 높았다.

이미 액티브 시니어의 삶의 질과 연계된 공간으로서 기능하고 있었다. 보증금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서울 도심 한복판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임대 보증금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 퇴소 시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라 관리비만 나가는 것. 회사 측은 관리비도 건물 내에서 시니어 세대가 필요로 하는 모든 활동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비싸지 않다고 자부한다. 그만큼 입주 고객의 만족도가 높다. 442세대 중 80% 이상의 입소율을 자랑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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