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족(族) 활개···이통사 눈뜨고 당한다
-공짜폰 3개월 쓰고 되팔고···거짓 분실신고후 새 폰 받고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직장인 김동진(가명)씨는 얼마전까지 휴대폰을 10대 사용했다. 휴대폰을 개통한 뒤 판매해 차익을 남기는 이른바 '폰테크'를 위해서다. 김씨는 공짜폰을 구입해 의무 약정 기간인 3개월간 사용하고 이를 해지한 뒤 오픈마켓에 판매했다. 3개월 동안의 기본료, 해지 위약금을 제외하고도 1대당 평균 5만원 가량이 남았다. 김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3개월만에 약 50만원을 손에 쥐었다.
#고등학생 노진정(가명)씨는 휴대폰을 잃어버리지 않았지만 거짓으로 분실신고를 했다. 월 3000원 가량만 내면 되는 보험에 가입했던 터라 분실신고를 하자마자 새 휴대폰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뒤 곧바로 기존에 쓰던 휴대폰에서 유심칩을 빼 중고 휴대폰 구매상에게 20만원을 받고 팔아넘겼다. 노씨는 새 휴대폰도 받고 20만원의 돈도 챙길 수 있었다.
10일 휴대폰 및 통신 업계에 따르면 휴대폰을 통해 돈벌이를 하는 폰테크족(族)이 활개를 치고 있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경우가 다반사고 불법이더라도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아 이동통신사로서는 손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폰테크족 중 가장 일반적인 사례는 김씨 같은 경우다. 법적 하자도 없을 뿐더러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SK텔레콤은 최대 5회선, KT와 LG유플러스는 3회선까지 개통할 수 있어 1인당 11회선까지 가능하다. 최신 고가 스마트폰은 보조금 지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통사와 제조사가 보조금을 많이 얹어 거의 공짜에 판매하는 재고폰이 집중 대상이다.
뽐뿌 등 휴대폰 관련 커뮤니티는 폰테크족들이 중고폰을 사고 파는 온상이 되고 있다.
거짓으로 분실신고를 한 뒤 보험 보상을 받는 불법적인 경우도 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스마트폰 분실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6%가 보험 보상을 받은 뒤 스마트폰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33.8%는 보상을 받기 전에 스마트폰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을 찾았지만 이통사에 반납하지 않는 경우도 상당수다.
일부 소비자들은 유심칩만 바꿔 끼우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명의 이전 없이 기기를 판매하고 나중에 분실신고를 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중고폰을 팔아 돈을 챙긴 뒤 새 스마트폰까지 받는다.
그러나 이통사로서는 이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폰테크족이 반복적으로 같은 행동을 해도 마찬가지다. 3개월간 회선을 유지한 뒤 휴대폰을 판매해 차익을 남기더라도 불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및 KT 관계자는 "일단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면 무조건 개통해줘야 하기 때문에 폰테크로 의심된다고 하더라도 개통을 거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분실신고를 한 뒤 중고상에 몰래 팔아버리거나 명의 이전 없이 중고폰을 유심기변으로 판매한 뒤 분실신고를 하는 행위는 불법이지만 이 같은 경우도 증거 부족으로 손을 쓸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폰테크족은 앉아서 돈을 벌고 이통사는 손 놓고 당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폰테크족이 기승을 부리는 배경에는 '보조금'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통사가 재고를 털거나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 경쟁을 벌이다 보니 이를 노리는 소비자들이 생겨난다는 얘기다. 결국 다수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편익이 폰테크족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일부 폰테크족들이 다수 소비자들의 편익을 해치고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며 "많지는 않지만 이들을 막기 위해서는 보조금 경쟁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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