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불안석 방산기업 취업 예비역들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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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방산기업에 취업한 예비역들을 싸잡아 범죄자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정당한 절차를 밟은 예비역들조차 어떻게 고개를 들고 일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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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방산기업에 취업한 육군출신의 L상무는 9일 하소연을 쏟아냈다. 김상태 전 공군참모총장의 군사기밀 유출사건으로 방산기업 취업자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커지고 군당국이 나서 취업규제 움직임까지 보이기 때문이다.


L상무는 "방산기업과 취업예비역과의 관계는 '악어와 악어새'가 서로를 잇는 가교역할 같은 것"이라며 "방산기업 입장에서는 정책부서 간부일수록 사업수주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정책관련 장교들에게 취업을 제안하는 것이고 장교들 입장에서도 취업이 가장 수월한 분야"라고 말했다.

다른 방산기업 취업 예비역들은 진급 문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방산기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제대후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방위사업청 전신인 조달청에서 일하다 S기업으로 이직한 C부장은 "소령에서 중령으로 진급이 안될 경우, 정년이 45세여서 군생활중에도 취업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진급에 실패한다면 자식들이 중학생 또래인데 학비, 생활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방산기업에 취업한 군 예비역들은 기밀유출, 현역시절 취업보장을 전제로 한 사업결정 등 이유로 바라보는 눈이 곱지만은 않다. 위장취업도 대표적인 예다. 군간부는 전역전 근무기간에 따라 사회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기간 중에 위장취업을 하는 간부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아직 군인신분이기 때문에 겸직이 금지돼 있다.


군에 부품을 납품하는 S기업 K전무는 "전역군인이 취업제한기업인 중소기업에 입사할 경우, 취업이 안돼 계열사에 위장취업을 하거나 4대보험 적용 등의 근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현금으로 월급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부사관급 출신 예비역들은 제대후 취업전선에서도 계급차별을 겪는다. 단기복무를 마치고 취업을 앞둔 한 예비역 중사는 "전문적인 기술을 배운다고 해서 입대했지만 더 이상의 비전이 없어 제대를 신청했다"며 "취업박람회를 돌아다녀봐도 장교와 사병출신은 이력서조차 따로 따로 갈라놓는 것을 보고 허탈감을 느꼈다"고 안타까와했다.


본지가 지난해 11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국내 방산기업 91개 가운데 주요 65개 기업에 취업한 하사이상 전역군인은 모두 805명이다. 이 가운데 309명은 2008년 기준 방산매출 상위 톱10에 포함된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두산DST,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등에 취업했다.


65개 방산기업 취업자 중 제대전 소속기관을 살펴보면 기술품질원, 시험평가단 등 방위사업청이 63명, 군수사령부 40명, 공군본부 33명, 해군본부 32명, 국군기무사령부 23명, 육군본부 14명, 교육사령부 13명, 합동참모본부 11명, 한미연합사령부 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야전부대인 사단, 비행단, 함대사령부 등은 대부분 5~7명 안팎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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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군인이 취업하는데 걸린 시간은 평균 4년 5개월 21일이 소요됐지만 계급이 높을수록 취업 시간이 대폭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사가 취업하는데 걸린 시간은 7년 8개월8일, 중사는 7년 3개월22일이 소요됐다. 반면, 중령은 1년 10개월23일, 대령은 1년 4개월11일만에 취업전선을 뚫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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