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한 끗 차이'가 천지차 경영 성과 만든다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끗'. 아직 끊지 않은 베, 무명, 비단과 같은 천을 한 번 접은 만큼의 길이를 뜻하는 말이다. '한 끗 차이'가 얼마나 될까 싶겠지만 이 작은 차이가 전혀 다른 경영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는 많다. 전 세계 절반이 넘는 119개국에서 3만2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맥도날드가 그 대표적인 예다.
맥도날드 창업자인 레이 크록은 쇠고기 1파운드로 햄버거 패티 몇 개를 만들 것인지, 포장 종이에 기름칠을 몇 번을 해야 가장 맛있는 햄버거를 만들 수 있는지를 꼼꼼히 계산해 챙겼다. 레이 크록은 치열할 만큼 세밀했던 경영 철학으로 창업 5년 만에 매장 200개를 열었고, 결과적으로 세계 1위 외식업체를 일궈냈다.
이 '한 끗 차이'를 강조한 경영 철학으로 새 삶을 살게 된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왕중추(48) 베이징대학 부설 디테일경영연구소 소장이 그 주인공이다. 왕 소장은 2004년 1월 중국에서 '디테일의 힘'을 출간한 뒤 수 년 만에 한 시간에 100만원이 넘는 강연료를 받는 스타 강사로, 그리고 '디테일 경영'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로 발돋움했다. 지난 7년 동안 그에게 디테일 경영 관련 강의를 들은 사람은 47만 명을 훌쩍 넘고, 지난해 디테일경영연구소에서 경영 모델에 대해 배운 사람만 수십만 명이 넘는다.
책을 처음 출간할 즈음 왕 소장은 고작 50만원을 겨우 넘는 연봉을 받는 한 건축재료업체의 전문경영인이었다. 햄버거 패티를 쌓아 두는 최적의 높이가 얼마인지까지를 일일이 고민했던 레이 크록과 꼭 닮은 왕 소장. 그의 세밀한 경영 철학은 저서 제목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디테일의 힘', '낭비를 이익으로 변화시키는 디테일 경영', '디테일경영자만이 살아남는다' 등에서 빠지지 않는 게 바로 '디테일'이다.
7년 동안 중학교 국어 교사로 일하다가 서른이 되던 1992년에 개혁과 개방을 강조한 남순강화(南巡講話)를 접하고선 기업으로 방향을 튼 왕 소장의 출발점은 한 기업체의 영업직 말단사원이었다. 그는 처음 영업사원으로 일하게 됐던 그날부터 10여년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쓴 일기를 바탕으로 책을 냈고, 그렇게 나온 '디테일의 힘'은 중국에서만 400만부가 넘게 팔렸다. 경영 철학에서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디테일'을 추구했던 그의 태도는 전 세계적으로 100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냈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디테일 경영 분야의 최고 컨설턴트로 자리매김한 왕 소장의 경영 철학은 쉽고 또 간단하며 세세하다. 0.02만큼의 세밀함을 더하라는 것이다. 한 제약회사의 CEO가 부임한 첫 날 기업의 목표가 적힌 문서를 보게 됐다. 그 기업의 목표란 '고객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정기적으로 성과를 검토한다' 등 아주 모호한 개념이었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할 일을 잘 알게되고, 거기서부터 경영 성과가 나온다는 철학을 가졌던 그 CEO는 회사 목표를 세세하게 다시 세우는 작업에 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계약을 맺은 뒤 2주일 안에 항목예산을 제출한다', '교부항목의 총지출은 예산의 3%를 초과해선 안된다' 등 처럼 '디테일한' 기업 목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세밀한 기업 목표 덕에 이 제약회사는 모든 직원의 업무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디테일경영자만이 살아남는다'엔 왕 소장이 말하는 '디테일'이란 게 어느 범위까지 적용되는 것인지, 디테일 경영을 실현하는 3가지 조건과 실행하는 4가지 원칙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이 그의 철학만큼 세세하게 들어있다. 레이 크록처럼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고 싶은 경영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디테일경영자만이 살아남는다/ 왕중추ㆍ우훙뱌오ㆍ류싱왕 지음/ 허정희 옮김/ 다산북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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