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약세·유가상승 부채 협상의 콜래트럴 데미지

[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미국 정계의 부채한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지난주 달러화는 하락세를 보였다. 공화당과 민주당, 백악관이 내놓을 협상의 최종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달러 약세의 물길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달러 약세는 원유와 식품 등의 가격인상을 유발하고, 미국내 휘발유 가격도 상승시켜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달러약세와 유가상승 압력은 부채협상의 ‘부수적인 피해(collateral damage)’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피난처’ 달러 지위 도전받다=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자에서 부채한도협상 교착상태로 “외환딜러들이 미국 달러로 총구를 돌렸다”며 달러약세 이유를 분석했다.


미 의회가 재무부가 정한 시한인 8월2일이 지나도 한도를 올리지 않고, 신용평가회사가 국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면 모두가 ‘탐내는’ 트리플A(AAA) 지위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달러는 미국의 주식과 채권시장을 떠받치는 세계 투자자금 흐름의 가교역할을 하는 ‘안전한 피난처’(safe haven)라는 대접을 받아왔는데 최근 몇주간에 걸친 부채협상 교착상태 탓에 이런 지위가 도전을 받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달러는 유동성이 풍부한 미국 국채 덕분에 리스크를 싫어하는 시절에는 미국 국채와 함께 ‘피난처’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각국 기관투자들의 포트폴리오 투자의 대상이자 다른 금융상품의 벤치마크 역할을 해왔다.


JP모간기관자산운용의 수석시장전략가인 리베카 패터슨은 “통화는 모든 자산 상품을 연결하는 교차로인데 외환시장에서 대단히 변동성을 띠기 쉽다”고 지적했다.


디폴트나 신용등급 강등과 같은 요인에 대단히 민감하다는 뜻이다. 특정 통화에 대해 이런 논의가 된다면 투자자들은 다른 통화로 재빨리 갈아탄다는 말과 같다.


노무라증권의 스트래티지스트인 옌스 노르드비그는 “현 시점에서 달러에 대한 분명한 대체물이 없지만, 달러의 ‘피난처’ 지위가 의심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 주요 통화에 모두 약세 보여=달러는 7월 마지막주(7월25~29일)에 거의 모든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스위스프랑과 싱가포르달러에 대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호주달러에 대해서도 29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뉴질랜드달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달러 약세로 브라질 헤알, 말레이시아 링기트, 필리핀 페소, 심지어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 다른 통화의 가치도 지난 몇 년 사이이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중국 통화인 위안화도 2005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무역가중지수(TWI) 기준으로는 달러가치는 2008년 최저 수준에서 단 3% 위에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TWI는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미국 상품의 수출경쟁력을 측정하기 위해 통화바스켓을 구성해 산출한 무역지수로 통화가치를 평가하는 척도로 쓰인다.


이에 대해 패터슨은 “투자자들이 달러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있으며, 다른 통화로 투자를 다변화하는 것을 편하게 여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에서 흘러나온 자금이 신흥시장으로 들어가고 투자자들은 자기 지갑(자금)으로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투자자와 투기꾼들이 약달러와 통화 피난처 숫자가 줄어들어 오히려 급등하는 금과 다른 원자재 시장으로 계속해서 돌아설 수 있다는 뜻이다.


노르드비그는 투자자들은 앞으로 스위스프랑과 캐나다달러와 호주달러, 스웨덴 크로나와 노르웨이 크로네를 주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컨버지엑스(ConvergEX) 수석 마켓 스트래티지스트인 니컬러스 콜러스는 “부채한도논의가 신용평가사의 등급강등과 그에 따른 자본시장영향에 초점을 두는 사이, 달러는 조용히 그러나 염려하듯이 통화바스켓에 대해 신 저점을 시도하거나 돌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채권 시장도 달러 향배 예의주시=FT는 다른 시장의 염려는 언제 약한 달러가 주식과 채권에 영향을 줄 것인가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르드비그는 “미국 채권과 달러가 동시에 약해진다면 미국 채권을 보유한다는 것은 외국 투자자에게는 매우 리스크가 큰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미국 채권을 헤지하지 않고 보유하는 중앙은행과 민간 투자자들에게는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투자자들의 새로운 걱정거리는 달러는 워싱턴의 논의결과와 상관없이 새로운 저점으로 떨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패터슨은 “달러는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하락세에 들어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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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은행의 FX 스트래티지스트인 스티브 배로는 “채권과 달러시장의 핵심 열쇠는 부채한도가 아니라 적자 감축”이라면서 “현재로서는 달러를 팔고, 의회가 부채한도 상향을 채택한 이후 일어날 랠리로 갈아타는 것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의원 기자 2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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