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으로 독도가 또 다시 한일간 외교쟁점으로 떠올랐다. '왕의 남자'라고 불리 우는 여권의 실세 이재오 특임장관이 나서면서 이슈화가 된 측면이 크다. 독도 문제에 대해선 '조용한 외교'를 벌이고 있는 정부의 방침과 달리 이 장관은 일본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이 알려진 직후 "일본 의원들의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이 장관이 독도 문제에 사활을 건 배경에는 과거 학생운동 경력과 관련이 깊다. 이 장관은 1965년 체결한 한일수교협정 당시 '독도밀약'에 반대하던 6.3운동을 주도했고, 중앙대에서 제적을 당했다. 이후 군에 강제 징집돼 3년 뒤 만기 제대했으나 3선 개헌 등을 이유로 복교를 거부당했다. 이 대통령과 인연도 이 때부터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고려대 학생회장으로 6.3항쟁을 주도하다 내란죄로 체포돼 6개월간 복역했다. 이 장관의 측근은 "6.3세대인 만큼 독도문제에 애착이 깊다"며 "일본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과 상관없이 예정대로 울릉도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의 일본 문제에 민감한 것은 집안 내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을 도와 왜적을 물리친 이운룡 장군의 직계 손자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이 장관의 이 같은 행보를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당내 주류였던 이 장관과 측근들이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이 장관의 독도행은 또 다른 포퓰리즘이란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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