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100년만에 내린 폭우의 최대 피해지역은 대한민국 최고 부자동네로 꼽히는 서울 강남이었다. 바둑판 계획도시로 건설된 강남지역은 이번 폭우에 산사태와 하수역류, 지하철 침수 등의 사태를 겪으며 도심 기능을 완전히 잃었다. 우면산 토사는 힘없이 무너져 전원주택 마을을 덮쳤고 삼성그룹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자리잡은 강남역 사거리 일대는 거대한 수로로 변했다. 학군 1번지로 꼽히는 대치동 일대 주민도 넘쳐난 물에 한 때 고립됐다.


배수시설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계획도시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공식을 이처럼 완전히 깨트린 것은 뭐니뭐니해도 기록적인 폭우 영향이 크다. 27일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동안 서초구에는 161mm, 강남구에는 142mm의 비가 내렸다. 같은 시간대 노원구와 강북구의 강수량은 각각 17㎜, 21㎜에 그쳤다. 짧은 시간내 강남 지역에 하수처리 능력을 초과한 물폭탄 수준의 비가 집중된 셈이다. 강남 지역의 배수를 담당하는 대치 빗물펌프장은 시간당 94mm의 강수를 감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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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일대가 콘크리트로 덮여있다는 점도 폭우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서울환경연합에 따르면 서울시의 불투수면적(물이 투과하지 않는 면적)은 1962년 7.8%에서 2009년에는 47.7%로 늘었다. 산과 하천 면적을 빼고 도시지역에 한정한다면 불투수 면적은 85%를 넘는다. 특히 평지인 강남지역엔 빌딩, 아파트 등이 몰려있어 불투수 면적이 넓다. 강남구와 서초구의 불투수면적은 각각 2233만㎡, 1888만㎡로 서울 전체 25개 구의 평균보다 70.4%, 44.1%나 높은 상태다. 비가 내리면 물이 갈 길이 부족해 집중 호우에 약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염형철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은 "도시가 콘크리트로 도배돼 빗물이 지하로 침투되지 못하는 상황을 없앨 수 있도록 도시계획을 바꿔야 한다"며 "빗물 저장 시설을 다양하게 건설하고 도로의 포장을 빗물침투가 가능하도록 바꾸는 등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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