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총 급감 '車가 무서워'
시총 비중 한때 23%서 10.2%로 줄어.. '차화정'에 지위 잠식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한국증시의 대표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반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LG화학 등 이른바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대표기업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삼성전자의 독주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지위를 빨리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보통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10.2%로 내려 앉았다. 약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두 자릿수 비중을 지키기가 여의치 않은 추세다. 올해 초만 해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41조원으로 전체의 12.24%에 달했으나 6개월여만에 19조원 감소한 122조원까지 내려앉았다. 시총의 23%에 육박하며 증시를 좌지우지했던 지난 2004년 4월에 비해서는 절반도 안되는 비중으로 지위가 약화된 것.
자동차 관련주들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대거 잠식했다. 올해초 1~2%선에 불과하던 현대차와 기아차의 시총비중이 각각 4.3%와 2.5%로 늘었고, 부품주까지 동반 성장하면서 대장주 현대모비스 는 시가총액 4위로 뛰어올랐다.
화학, 정유주도 삼성전자의 지위를 나눠가졌다. LG화학의 시가총액비중이 2.69%로 불어나며 6위에 랭크됐고, SK이노베이션은 삼성생명과 한국전력을 제치고 시가총액 10위안에 진입했다.
김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IT업황에 대한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이같은 부진은 예상밖”이라며 “기술적 반등 가능성도 있지만 당분간 차화정의 기세에 계속 눌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26% 급감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3% 증가에 그쳤다. 앞으로의 전망도 삼성전자에게는 부담이다. 통상 3분기 IT업황은 성수기에 진입하지만 반도체와 LCD패널가격이 지난해처럼 쉽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미 삼성전자를 포함한 관련기업들은 LCD패널 가동률을 80% 수준으로 낮추는 감산에 돌입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하향평가가 줄을 잇기 시작했다. 현대증권이 최근 목표주가를 120만원에서 110만원으로, 한화증권이 13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내려잡은데 이어 다른 증권사들도 조만간 목표가를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에서 IT산업을 담당하는 한 연구원은 “7월들어 기관투자자가 내놓는 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글로벌 분위기 악화로 물량을 받아줄 외국인들의 기세가 예전같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낮추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