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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기댄 ‘집사물류’시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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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균 현대경제연구위원 산업전략본부 수석연구위원
서울 중앙대 경영학 박사, 한국표준협회 전자상거래지원센터 전문위원, 한국전자거래협회 편집자문위원장, 한국전자거래진흥원 e-비즈니스통계위원회 위원, 2010년도 대한민국 유통대상 심사위원 (대한상의)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KDI 경제전문가 모니터, 지식경제부 국가기술인력지도사업 인적자원개발협의체 위원 등을 맡고 있다.


국가물류비가 2000년 94조원(국제화물수송비 포함)에서 2008년 178조원으로 동기간 연평균 8.3%의 높은 증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물류의 각 활동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는 국가물류비와 대비해 2004년 53.5%를 정점으로 하락해 2008년 43.0%로 나타나, 물류 활동의 가치 창출력은 저하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정부의 물류 업계 발전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 물류비에서 위탁물류비 비중은 2005년 42.9%에서 2009년 39.6%로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물류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데 비해 효율성은 저하되고 있어 물류산업 발전 정책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 방식이 요청되고 있다.

일본은 화주인 모회사가 물류부문 전부 또는 일부를 산하의 자회사로 분사해 설립한 물류자회사가 800개사(2007년 기준)에 이르는 ‘물류자회사 대국’이다. 제조업종별로 매출액 기준 상위 1, 2위 업체 대부분이 산하에 물류자회사를 두고 있다.

일본의 고도성장기인 1970년대부터 물류 기능을 고도화하고, 물류비의 외부 유출을 방지하고, 또는 모회사의 여유 또는 불필요한 인력을 물류자회사로 이관하려는 재무구조를 개선할 목적으로 설립했다. 대부분 산하에 물류자회사를 1개사만 두고 있지만, 도요타의 경우에는 3개사나 있다.
그런데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할 정도로 2000년대 들어와 모기업의 실적 부진에다 연결 결산 회계준칙의 시행, 글로벌 경영 중시 등 내외부 여건 변화로 물류자회사 중심의 물류 업계에 다양한 구조적 문제점이 야기되었다.

첫째, 내부 시장(captive market) 의존도가 높아 자생력 확보가 문제시되고, 외부 영업을 강화하더라도 모기업과의 동일 업종 수주에 제약이 있었다. 또한 경쟁에 근거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존재하며 경쟁성 있는 전문 역량을 갖추는 데에는 한계가 표출되었다.

둘째, 모회사의 물류 효율성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관계로 산업 전체적인 측면에서 물류비 절감을 비롯한 물류업 고도화 실현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셋째, 1990년대부터 글로벌 경영의 핵심 기반으로 부각된 글로벌 SCM (Supply Chain Management)의 구축에 물류자회사 존재가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다. 물류자회사는 그동안 국내를 대상으로 운송과 창고보관 등 단순 물류 기능을 제공해 왔기 때문에, 모회사의 최적 글로벌 SCM 구축에 물류자회사의 역할이 의문시될 수밖에 없었다.

국내 경영 환경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글로벌화, SCM 구축, 연결 회계 적용으로 변화하고 있어, 머지않아 물류 부문의 역량 강화가 현안으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그룹 물류자회사에 의한 ‘물류시장 조각화’ 초래, 그로 인한 전문역량 확충과 업체 대형화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물류전문업체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기존의 관련 제도를 개편하고, 지원시스템을 마련할 것이 요청된다. ‘국가물류기본계획 수정계획(2011~2020)’의 실행계획 수립 시 물류전문업체만을 대상으로 한 육성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업계는 통합 물류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 확보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자생력을 갖춘 전문 업체를 육성하는 정책 추진이 곧 물류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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