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추가 경기부양책 시사 발언이 미국 증시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됐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으로 미국 국회의원들이 정부의 부채 한도를 늘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S&P 500지수는 전일 대비 4.08포인트(0.31%) 상승한 1317.72로, 나스닥 지수는 15.01포인트(0.54%) 뛴 2796.92로 장을 마감했다.
◆버냉키, 추가 경기 부양 할 수 있다=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께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출석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실업률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인플레이션도 억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버냉키 의장은 “만약 경제가 기반이 강화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미국 경제가 회복된다면 긴축재정을 시행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정책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버냉키의 이 같은 발언은 유동성 완화, 이자율 하락 등으로 연결돼 미국 경제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되면서 뉴욕 증시를 끌어올렸다.
◆중국 경제 상승도 호재=중국에서 날아온 훈풍도 이날 미국 증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3일 올해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9.3~9.5%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당초 통화긴축으로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연착륙 가능성을 높였다.
이에 따라 중국 증시 상하이종합지수도 1.5% 상승했고, 일본·한국 등 아시아증시 대부분이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정치가 경제 발목 잡나?=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속에서도 주가는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지 못한 채 장을 마쳤다. 정치권에서 미국 정부의 부채 확대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의 국회의원들이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로 인해 미국 정부부채 규모를 제한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케이트 무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글로벌 투자 담당자는 “올 여름 나타날 거시적 위험(macro risk) 요인을 먼저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신용등급 하락..유로리스크 지속=유로리스크도 꺼지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의 정부부채도 불안한 상황이라는 소식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 그리스 신용등급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강등시켰다.
피치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구(IMF)의 그리스 지원 방안이 새롭거나 믿을만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그리스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
이로 인해 유로존의 재정적자 위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국제유가는 재고량 감소에 상승=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전주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발표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가격은 전일 대비 62센트(0.6%) 오른 배럴당 98.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시장의 8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96센트(0.8%) 오른 배럴당 118.71 달러에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312만 배럴 감소함 3억555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50만 배럴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 전망치보다 감소폭이 크게 나타난 것이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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