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애플이 앱스토어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앱 개발사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 전자책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제공하는 A사 관계자는 "얼마 전 애플로부터 IAP 시스템을 따르지 않을 경우 앱스토어에서 퇴출시키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아예 사업을 접으라는 얘기"라고 울상을 지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IAP 정책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서 중소 앱 개발사를 중심으로 애플의 수수료 떼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IAP 시스템에 따르면 앱 내부에서 디지털 콘텐츠 판매가 이뤄질 경우 판매자는 애플에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애플은 IAP 모듈을 탑재해야만 결제가 이뤄지도록 해 사실상 자사 결제 방식을 강제하고 있다.


앱 개발사들은 크게 두 가지를 문제 삼고 있다.

유료 앱을 판매할 때 애플에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제공하는데 이후 앱 내부에서 결제가 이뤄질 때도 또 다시 30%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30%라는 요율도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다른 앱 개발사 관계자는 "처음 유료 앱을 판매할 때는 애플이 앱스토어라는 장터를 제공해 줬으니 수수료를 내는 게 당연하지만 이후 앱 내부에서 이뤄지는 거래에서는 애플이 기여하는 게 하나도 없다"면서 "앉아서 돈만 벌어들이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카드사 등 다른 결제업체는 수수료를 3~7% 가량 부과하는데 애플은 무려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저작권료와 수수료를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3사도 자사 마켓에 올라간 앱 내부에서 거래가 이뤄질 경우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KT의 경우 자사 결제 시스템인 '폰빌' 외에 다른 결제 방식도 허용하고 있고 이들 마켓은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마켓과 비교하면 시장 점유율이 극히 미미해 앱 개발사들은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앱스토어와 구글의 전체 OS 시장 점유율은 55.2%에 이른다. 반면 국내 이통사 마켓은 점유율이 0%라고 봐도 무방하다. 애플은 이 같은 지배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앱스토어에서 17억8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앱 매출의 82.3%다.


거인 애플 앞에서 국내 앱 개발사들은 속만 끓이고 있는 상황이다. 참다 못한 한국이퍼브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해 현재 공정위가 애플의 불공정거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애플측은 앱스토어의 본래 목적에 비춰 봤을 때 전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본래 앱스토어는 저작권자가 콘텐츠를 직접 올리고 소비자가 이를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든 개방형 플랫폼"이라며 "현재 디지털 콘텐츠를 유통하는 유통업체들만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소비자에게는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이 지적에 대해 A사 관계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시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전자책을 만들어서 직접 앱스토어에 제공할 수 있는 저작권자나 출판업체는 소수"라면서 "유통업체들이 다리 역할을 해주면 소비자들에게도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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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지적도 일리가 있을 수 있지만 앱스토어가 처음 태동하는 과정에서 무조건 자사 방식을 고집한다면 중소 앱 개발사들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며 "개방을 강조한 애플이 오히려 개방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애플과 앱 개발사의 비즈니스 문제에 방통위가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앱 개발사로서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애플과 업체들이 만나 적정 수준에 대해 논의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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