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5기 1년 평가…내부 공무원과,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와 ‘소통’ 모두 ‘낙제’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민선 5기의 첫 1년이 지났다.
염홍철 대전광역시장과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이시종 충청북도지사는 야권 광역단체장이란 공통점과 함께 무상급식 추진, 참여와 소통 강조, 시민사회단체와 협조 등 예전의 광역단체장들과는 다른 정책을 펼쳐 많은 지지를 받았다.
◆ 안희정, 도청 내부소통이 안 된다=안희정 지사는 취임 때 ‘참여와 소통’을 강조한 대표적인 광역단체장이다. 민주적인 자치도정을 위해 참여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안 지사의 철학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취임 초 시·군 방문 때도 일방적인 의사전달이 아닌 대화로 지역문제를 풀어가려 힘썼다. 지난해 10월엔 선진국형 주민참여방식인 도민정상회의가 열려 도민들이 도정의 중요안건을 만들기도 했다. 도청 인에선 독서토론회를 열고 직원들과 소통을 강조했다.
충남도청선진공무원노동조합이 안 지사 출범 1년을 맞아 도청공무원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화와 소통이 잘 된다는 답보다 안 된다는 답이 70% 가까이 나왔다.
직원들은 내부소통 방식의 문제점에 대해 ‘하위직은 소외되고 간부들의 일방적 지시 관행이 여전하다(35%-140명)’는 의견과 ‘실질적 대화보다는 형식적 대화에 치우쳐 소통이 없다(31%-124명)’ 등을 꼽았다. ‘예전보다 소통이 원활해지고 있다’와 ‘소통이 잘 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도 34%(136명)에 이르렀다.
◆ 염홍철, 시정추진이 일방적이다 비판=대전시는 최근 대전도시철도 2호선 노선결정 및 대전시티즌 사장 임명과 관련, 염 시장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를 한다는 비판이 대전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에서 일고 있다.
박정현(비례대표, 민주당) 대전시의원은 1일 시의회 5분 발언을 통해 염 시장의 소통 문제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지금 시민들은 도시철도 2호선 추진과정과 대전시티즌 사장 임명을 보면서 염 시장의 약속인 ‘소통과 화합’이 깨지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도시철도 2호선 추진논란과 관련, 시장은 시민들이 공감하는 설명회는 어렵다고 하는데 시장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소통과 화합은 도대체 어떤 정책을 결정할 때 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도 3일 성명을 내고 “각종 우려와 더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대전시는 정부에 대전도시철도 2호선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다”면서 “시민단체는 부실용역의혹과 경관문제에 대해 미래대전의 재앙 등 심각한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검토와 범시민적 합의과정을 밟아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그러나 하루도 못 돼 대전시는 화답은커녕 지상고가경전철 경관문제를 염두에 둔 듯 엉터리자료와 동영상을 배포, 시민여론을 호도하는 데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며 “토론하고 협력을 추구하는 민선 5기의 시정방향인지 되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 이시종, 환경단체 등 돌렸다=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친(親)서민정책’을 도정의 맨앞에 내세웠다.
선거 전 이 지사와 시민사회단체들은 고용시장 양극화 해소 등 10대 핵심정책과 별도로 ‘세종시 원안’추진, 무상급식, 4대 강 사업 전면 재검토 및 대안사업 추진을 3대 공동행동으로 정해 추진키로 했다.
올부터 충북도내 초·중학교에서의 무상급식은 전국서 처음 시작됐고 ‘찾아가는 평생복지’의 경우 25개 사업 중 초·중학생 무상급식 및 도내 대학생 등록금대출이자 지원 사업을 마쳤다. 영·유아 무상보육 단계적 실시, 사회복지인력 처우개선 등 22개 사업은 정상추진 중이다. 시민사회단체와의 약속이 어느 정도 이뤄지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이 지사와 시민사회단체의 협력은 환경문제에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작천보 이전 설치와 백곡저수지 둑 높이기 등에서 갈등을 보였다. 이들 사업은 합의로 할 수 있었으나 보은 궁저수지 둑높이기사업에서 환경단체는 완전히 돌아섰다.
그 때 사업을 반대하는 보은주민들이 충북도청 방문 직후 많은 양의 수면제를 먹고 쓰러졌고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환경단체가 초강경자세로 이 지사를 압박했다.
150만 배와 단식농성을 벌였으며 일부 단식농성참가자들이 잇따라 입원하는 등 상황이 나빠졌다.
환경단체의 궁저수지 둑 높이를 13m에서 4.6m로 바꾸자는 제안이 보은군 반대로 합의에 실패한 뒤 이 지사에 대한 신뢰철회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민선 5기의 1/4을 지나며 안희정, 이시종, 염홍철 충청권 광역단체장들은 많은 일들을 했고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이 많지만 참여와 대화에선 ‘2%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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