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선호도 2년래 최저.. "여전히 나쁜 체감경기"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정책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도는 여전하지만 벤 버냉키 FRB 의장에 대한 선호도는 최근 약 2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0%가 버냉키 의장에 대해 찬성을, 26%가 반대 의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나머지 응답자는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09년 9월 실시한 조사에서 41%가 찬성하고 22%가 반대했던 것에 비해 선호도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FRB에 대해서는 지지한다는 의견이 42%로 지난 조사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다.
또 지지 정당에 따라 버냉키에 대한 선호도가 달라졌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버냉키 의장에 대해 24%가 찬성을, 32%가 반대를 나타낸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36%가 찬성을, 16%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소득별로는 연 2만5000달러(약 2700만원) 이하를 버는 서민층에서 찬성 21%, 반대 24%로로 특히 선호도가 낮았다. 그러나 연소득 10만달러(약 1억원) 이상을 버는 계층에서는 찬성 42%, 반대 27%로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3분의2가 “미국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고 44%가 2009년 초에 비해 삶의 질이 더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블룸버그의 여론조사는 미국 전역에서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이달 17일부터 20일까지 실시된 것이다.
블룸버그는 버냉키 의장에 대한 지지율 하락은 미국인들이 여전히 경제가 침체에 빠져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올해 57세인 버냉키 의장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기인 2006년 2월 FRB 의장으로 취임했으며 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인 2010년 1월 재지명됐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미국 경제가 192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에 빠진 가운데 버냉키 의장의 FRB는 두 차례에 걸친 양적완화 프로그램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를 취했다.
미국 경제는 올해 상반기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지만 3월 일본 대지진 등 재해와 유가급등 등의 영향으로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개월 연속 9%선을 웃도는 실업률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주택시장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22일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제로수준에서 동결하고 2차 양적완화 프로그램도 이달 예정대로 종료하되 경기부양 기조는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회복세가 완만한 폭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당초 기대보다 느리다”면서 “최근 침체는 일시적 현상으로 하반기부터 다시 회복세를 찾을 것이며 필요할 경우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새로운 내용이 없어 실망스럽다는 쪽에 집중됐다. 뉴욕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고 채권도 약세를 보였다.
포토맥리서치그룹의 그렉 밸리어 책임정치전략가는 “이번 결과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경기 회복을 여전히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풋볼(미식축구) 경기에 비유해 “팀이 지고 있으면 그 비난은 쿼터백(팀의 중심)에게 다 돌아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T.로우 프라이스그룹 앨런 레벤슨 책임이코노미스트는 “2년 전 버냉키 의장은 ‘물 위를 걷는 기적’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큰 일을 해냈다”면서 “금융위기와 대공황의 재림에서 경제를 구출한 주인공이 바로 버냉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그는 실업률이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말하고 있지만 여기까지 온 것도 큰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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