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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대박 펜션’뭔가 다른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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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노천탕 럭셔리 코드가 경쟁력… 평범한 숙박 고집 땐 ‘쪽박’

몇 해 전부터 이름난 관광지에 그림 같은 집들이 경합이라도 하듯 즐비하게 모여 있는 풍경이 흔해졌다. 이들 집은 대부분 숙박 목적으로 지어진 펜션.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자 각종 펜션촌은 손님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한철 장사의 대목을 잡기 위한 마케팅 경쟁도 날씨만큼이나 뜨겁다. 그러나 자가용을 타고 지방 국도를 달리다 보면 가끔 주변이 허한 들이나 언덕에 휑하니 자리잡고 있는 펜션이 눈에 띈다.
목이 좋아야 장사가 잘 되는 것이 상식인데, 이들 펜션은 과연 손님이 찾을까. 직장에서 은퇴한 후 도심을 떠나 한적한 교외에 집 한 채 멋들어지게 지어 숙박업을 운영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면 주의할 점이 있다.

이 시장은 경쟁을 넘어 이미 전쟁에 들어간 레드오션이다. 꿈꾸던 안정적인 수입 없이 파리 날리고 먼지만 쌓여 간다면, 후일 처치마저 곤란해진다. 성공과 실패의 차이가 극명한 펜션 사업의 양면을 살펴봤다.

강원도 홍천군 서면 고급 펜션 ‘까사모로’

강원도 홍천군 서면 고급 펜션 ‘까사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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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 해수욕장 앞 신축 펜션 ‘별’

강원도 속초 해수욕장 앞 신축 펜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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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성수기 대책이 생계 좌우
전국의 펜션은 8000여 채 이상이다. 이 중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올리는 곳은 소수다. 펜션홍보 마케팅 전문업체 비전웹21은 펜션 사업의 실패 요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가 시설 경쟁력의 저하, 둘째가 광고와 관련된 마케팅 부족이다.

고객의 요구와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펜션이 끊임없이 출현하는 한 기존의 펜션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리모델링과 시설 투자를 꾸준히 해 줘야 이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비용 부담이 있어, 고수익을 올리는 소수 펜션만이 재투자가 가능한 이유에서다.

잘 나가는 펜션 운영자는 억대 수입을 유지한다. 매출은 2억~3억원대. 반대로 인기 없는 펜션은 초기에 투자한 자본 5000만~2억원을 몇 년이 지나도 회수하기 힘들다. 여름 휴가철과 겨울 스키시즌을 제외한 비성수기에는 평일 손님이 거의 없기 때문. 물론 투자 비용은 지역, 건물 규모, 건축 자재 등 여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문제는 자본을 들여 펜션을 지었으면, 주말 손님이라도 꾸준히 유지해야 하는데 주말마저 손님이 없는 곳이 많다는 사실이다. 경기도 가평, 양평, 안면도와 같이 도심에서 가까운 지역을 제외하고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 내 펜션은 비성수기에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어렵다.

아예 여름철 성수기 1~2개월을 겨냥해 사업을 벌이는 단기투자족도 있다. 지역과 고객 수요를 잘 따져 건물을 짓고 성수기에 적극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 이 경우 짧은 기간에 초기 자본금을 회수하고도 남는 이익을 거둬들이기도 한다. 이후 펜션을 매각하고 사업에서 손을 뗀다. 휴가철에는 바캉스족에게 민박으로 방을 내어주고, 평소에는 월세로 임대해 주는 펜션도 있다.  


가격·시설·마케팅 경쟁 치열

유명하다고 소문난 펜션 몇 군데는 시설부터 남달랐다. 독채로 운영하는 곳에서부터 15개까지 방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고객들은 펜션을 고를 때 특이한 건물 외관과 인테리어에 관심을 둔다. 한옥이나 유럽식 구조 등 특이한 건물이 주목을 받는다. 외부만큼 중요한 게 내부 인테리어. 건물 설계와 내부 인테리어에 각각 이름난 전문가를 기용하는 곳도 많다.

펜션 통합정보 제공 사이트를 운영자 김모(32)씨는 무엇보다 요즘 펜션의 대세는 ‘스파’라고 말했다. 스파 욕조를 구비해 가족이나 연인 단위의 방문객이 스파를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한 곳이 많다. 신축되는 펜션은 거의 스파도 함께 설계한다는 설명이다. 욕실 내 자그마한 월풀, 테라스 노천탕을 비롯해 심지어 단독 스윔풀을 만들기도 한다.

호텔 같은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펜션도 있다. 조식 서비스를 포함하거나 저녁 바비큐를 직원이 직접 돕는 방법이다. 오후 티타임을 정해 차를 제공하기도 한다. 방에는 컴퓨터와 DVD, 대형 평면 TV 등의 기기는 물론이고 미니바(BAR), 와인셀러까지 갖춰놨다.

그렇다면 스파도 없고 건물을 지은 지 3~5년 이상 된 펜션들은 이대로 시장에서 도태될 것인가. 답은 ‘아니오’다. 시장의 차별화를 노리고 아예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한다. 앞서 언급한 펜션 통합정보 제공업체나 인터넷 포털 카페, 또는 소셜 커머스 업체와 제휴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유인한다.

이 경우 많게는 50%까지 가격을 할인해 주기도 한다. 요즘은 소셜 커머스 사이트를 통해 할인 숙박권을 판매하는 곳이 늘고 있는데 이 경우 쿠폰 판매 가격의 10~20%는 제휴 업체가 가져간다.

광고에 많은 투자를 하는 방법도 있다. 홈페이지 구축은 기본이다. 제작은 전문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까지 대행을 맡기면 100만원가량의 비용이 든다.

고객이 펜션에 관한 정보를 블로그에서 주로 얻는다고 설명하는 비전웹21은 ‘블로그 마케팅’을 대행해 준다. 예를 들면 ‘속초 펜션’ 등의 키워드로 고객이 검색을 할 경우, 의뢰한 펜션 관련 글이 블로그 섹션 상단에 노출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경우 업체는 직접 펜션을 방문하는 고객의 입장이 돼 사진과 글을 블로그에 게재하며 글이 검색 순위 상위에서 밀릴 경우 계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한다. 이런 식의 블로그 마케팅 비용은 한 달에 20만~30만원가량 든다.

최근 강원도 속초 해수욕장 앞에 스파를 갖춘 펜션을 신축해 7월 오픈을 앞두고 있는 이모(40)씨는 “잘 나가는 곳은 일년치 광고비로 몇 천만원을 들인다”고 말했다.

마띠엘, 마이대니, 까사모로 등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잘 나가는 펜션들은 성수기에 최고 35만원까지 숙박비를 받는다. 실시간 예약 현황을 보면 6월부터 고객 예약이 완료됐다. 7~8월은 예약이 벌써 꽉 차 있을 정도다. 방 5~8개가 다 예약이 완료됐거나, 평일 몇 군데만 빈 방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는 경북 경주 소재의 한 펜션은 7~8월 성수기에도 사전 예약이 거의 없다. 건물의 용도를 요식업이나 타 업종용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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