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폴트 가능성, 세계 경제의 최대 불안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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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요인은 일본 대지진·유럽 재정적자위기·고유가가 아니라 바로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이다.”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의 디폴트 위험성이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을 경고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불라드 총재는 “미국이 재무위기 상황을 제대로 넘기지 못해 디폴트를 맞게 되면 세계 경제는 엄청난 충격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미 재무부는 8월2일을 최종 시한으로 두고 의회에 부채한도 상향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공화당은 부채한도 상향분만큼 예산을 삭감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어 오바마 행정부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하고 있다.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행정부가 막대한 재정적자를 해결하도록 등을 떠밀 수 있다면 일시적인 디폴트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즉 만기 국채의 이자 지급이 며칠 늦어지는 ‘기술적’ 의미의 디폴트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으로 월가의 일부 애널리스트들도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불라드 총재는 “미국 시장에만 국한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미국의 정치적 상황과 다른 해외 시장의 투자자들도 많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해외 자본시장은 기술적 디폴트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세계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매우 심각할 것이며 이것이 진짜 위험을 초래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불라드 총재는 “진정한 위험은 재정의 불확실성과 누적된 정부부채”라고 다시 강조하면서 “해결의 열쇠를 쥔 의회가 책임감을 갖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8일 “미국 부채한도 문제가 8월까지 해결되지 못하면 현재 최고등급인 미국 국가신용등급의 하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에 이어 3대 신평사가 모두 미국 부채문제에 부정적인 의견을 낸 것이다. 피치는 “세계 최대 차입국이자 기축통화 발행국인 미국이 디폴트에 빠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전세계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최근 미국 경기가 확연한 둔화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 불라드 총재는 “최근 고용시장 악화 등 지표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이지만 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준)에 경기부양프로그램을 연장해야 한다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취약한 경제지표가 연준의 출구전략 시행 시기를 결정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관해 연준은 8일 경기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회복세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나 더블딥(일시적 회복 후 재침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판단을 제시했다. 베이지북은 미 연준 관할 12개 지역의 경기 동향을 담은 것으로 오는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초 자료다.


조사 결과 최근 2개월간 뉴욕·시카고·애틀랜타·필라델피아의 동부지역 4곳에서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댈러스주는 유일하게 성장에 속도를 냈고, 나머지 7개주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클리블랜드·애틀랜타·세인트루이스에서 자동차 생산이 급격히 둔화됐고 보스턴과 댈러스에서는 IT기업들의 부품 수급난이 두드러졌다. 연준은 3월 일본 대지진에 따른 수급망 불안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했다. 이는 경기 둔화가 소프트패치(일시적 침체)라는 판단의 근거다.


베이지북은 최근 미국 경기 둔화가 경제 전반과 기업 경기전망에 광범위한 타격을 미친 것은 아니며 전반적으로 느려졌지만 회복세는 점진적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쪽에 무게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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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추가 경기부양, 즉 ‘3차 양적완화(QE3)’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벤 버냉키 FRB의장 등 연준 정책위원들의 판단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다. 버냉키 의장은 7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국제금융인회의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추가 부양책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고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미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됐다”면서 3차 양적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불라드 총재는 “연준의 다음 과제는 긴축정책으로 이행하는 것이지만 그에 앞서 국가재정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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