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굿 보스'가 되고 싶은가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굿 보스 배드 보스/ 로버트 서튼 지음/ 배현 옮김/ 모멘텀/ 1만3000원
사람과 특성이 가장 비슷한 영장류에 속하는 개코원숭이. 개코원숭이들은 자신들의 지도자를 얼마만에 한 번씩 쳐다볼까? 개코원숭이를 연구하는 인류학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보통 우두머리 수컷을 20~30초마다 한 번씩 쳐다본다고 한다. 사람도 개코원숭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조직에서 서열상 더 아래에 있는 직원들은 보스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기 마련이다.
심리학자 수잔 피스크는 이와 관련해 "사람도 영장류와 마친가지로 자신을 통제하는 '위쪽'을 주목하는데, 이는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예측해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람들은 '위'를 주목하는 특성이 있다. 보스는 직원들이 늘 자신을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되며, 항상 의식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굿 보스'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철칙이다.
조직 혁신과 조직 행동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꼽히는 로버트 서튼 스탠퍼드 공과대학 경영과학 교수가 가 최근 '배드 보스'에서 벗어나 '굿 보스'가 되는 법을 들고 나왔다. 멋대로 행동하며 잘난 척을 해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회사 내 꼴통들을 관리하는 법을 소개하고 나선 지 꼬박 4년 만이다. 개코원숭이의 이야기로 화두를 던진 그는 꼴통 관리법을 담은 '또라이 제로 조직'에서처럼 꼴통을 실마리로 나머지 '굿 보스'의 철칙들을 풀어간다.
서튼 교수는 자연스럽게 권력을 가지게 되고, 시간적으로 압박을 받게 되는 보스라는 자리가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을 종종 꼴통으로 만든다며 "보스들은 스스로가 꼴통일 수도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굿 보스의 두 번째 철칙이다. '내가 바로 꼴통이다'라는 불편한 진실을 못 받아들이는 사람은 결코 굿 보스가 될 수 없다. 문제는 여기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꼴통 보스, 배드 보스들은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 한편 끔찍한 방식으로 성과를 좀 먹는다.
영국에서 20년 동안 공무원 6000여명을 조사한 결과 보스가 직원들을 부당하게 질책하고 그들의 문제에 귀 기울지 않았을 때 직원들이 협심증이나 심장 발작을 일으킬 확률, 이 같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훨씬 높았다. 미국에서 직장인 1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폭력적인 보스를 둔 사람들은 태업을 하거나 고의로 실수를 할 확률이 30%나 됐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5배가 높은 확률이다.
보스인 자신이 꼴통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 이젠 회사 내 꼴통 관리에 나서야 한다. 식충이(노력하지 않는 사람), 투덜이(비관적인 태도, 초조와 불안, 짜증을 드러내는 사람) 등 꼴통을 발견했다면 그 즉시 개입해서 문제를 바로잡는 게 좋다. 식충이나 투덜이가 단 한 명이라도 섞인 팀은 다른 팀에 비해 성과가 30~40% 낮아지기 때문이다. 굿 보스의 세 번째 철칙, 꼴통을 관리하라.
조직 생활이 전쟁터와 같진 않겠지만 라마디에 주둔한 해병대 소대를 이끌고 이라크 전쟁의 시가전에 참전했던 도노반 캠벨 중위의 얘기는 굿 보스의 또 다른 철칙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학교를 짓는 건설 현장에 부관을 보내 순시를 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을 때였다. 캠벨 중위는 그것이 반란군의 포격을 자초하는 일이 될 수 있어 위험하다는 이유로 저항했다. 결국 캠벨의 반론은 무시됐고, 명령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병장 한 명이 사망했다. 캠벨은 몇 주 동안 사람을 피하고 다녔지만, 그의 부하들은 전쟁 내내 그에게 충성을 다했고 계속 그의 지휘를 따라 적군과 싸웠다. 부하들은 캠벨이 언제나 자신들을 위해 싸워왔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부하들의 뒤를 봐주라. 굿 보스의 네 번째 철칙이다.
당신이 대기업의 CEO이건, 최고급 호텔의 주방장이건, 커피 전문점의 매니저건, 농구팀 코치이건 관계없다. 부하들을 매일 가까운 거리에서 지도하고, 평가하고, 상대하는 보스라면 서튼 교수의 충고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굿 보스 배드 보스'의 일독을 권한다.
◆'배드 보스'가 되지 않으려면 이것만은 기억하라
선수 한 명이 경기 중에 실수를 해 팀의 패배를 자초했다. 당신이 양키스의 조 토레 감독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선수를 비난할 것인가 아니면 용서할 것인가.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 선수를 불러 놓고 "용서할테니 잊어버려라"라고 말하는 게 굿 보스일 것 같지만 아니다. '용서하고 잊기'를 해답으로 내놓은 당신은 전형적인 배드 보스다. 로버트 서튼 스탠퍼드 교수는 배드 보스의 전형적인 사례로 '착한 아버지'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면 뜨끔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용서를 하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복기하는 것을 잊었다면 당신은 무능한 배드 보스다. 그렇다고 무작정 실수에 대해 비난을 하거나 모욕을 주라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그러나 편안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이를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굿 보스다. 이 작은 차이 하나가 쌓이고 또 쌓여 부하의 성공을 이끌어 주는 지렛대가 되는 것이다. 배드 보스가 되지 않으려면 '용서하되 반드시 기억시키라'는 법칙을 반드시 메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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