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 日기업 M&A '속도'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비용절감 등을 통해 현금을 충분히 비축한 일본 기업들이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지난 5년간 현금자산이 일곱배 늘어난 소니 등이 대규모 M&A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 집계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올 들어 250억달러 이상의 해외 M&A를 체결하는 등 활발한 인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케다약품공업과 도시바는 지난 18일 총 160억달러 규모의 해외 M&A를 체결했다.
통신은 올해 일본 기업들의 해외 M&A 규모가 600억달러를 기록해 2006년 기록했던 역대 최대치 370억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엔 강세로 일본 기업들에게는 지금이 싼 가격에 해외 기업을 인수할 적기다. 게다가 대지진 여파로 일본의 1~3월(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3.7% 감소해 일본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일본 기업들의 해외 M&A를 부추길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일본 기업들이 지난해말 기준 197조엔(2조4000억달러)에 이르는 현금을 보유한 만큼 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달러 기준으로 이는 1979년 집계 이후 최대 규모다.
캡스톤글로벌마켓과 해리스 어소시에이트는 소니와 후지필름을 포함한 13개 기업들은 현금보유량이 풍부하지만 자기자본이익률은 낮기 때문에 인수를 통해 수익 증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소니는 3월말 기준 순현금(총현금-총차입금)이 83억달러로 지난 5년간 7배 증가했다. 캡스톤글로벌마켓의 사친 샤 스트래티지스트는 “소니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M&A에 나서야 한다”면서 “영화관 운영업체인 아이맥스와 온라인 DVD 대여업체 넷플릭스 등을 인수 대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지필름의 순현금은 18억달러로 지난 5년동안 두배 가량 증가했다. 데이비드 헤로 해리스 어소시에이트 글로벌주식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후지필름은 수년동안 많은 현금을 쌓아왔다"면서 "이를 인수 활동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후지필름의 아오키 다카오 대변인도 “기업 인수에 관심이 있으며, 특히 의학 및 생명과학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서 곧 M&A에 뛰어들 것임을 밝혔다. 그는 이어 "기업 인수는 우리가 시간을 절약하고 사업 부문을 확장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면서 “최대 1000억엔(12억3800만달러)을 기업 인수에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로 CIO는 “엔 강세로 해외 M&A가 (수익 증대를 위한) 적절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티펠 니콜라우스의 케빈 카론 스트래티지스트는 “일본 기업들은 내수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일본 기업들에게는 지금이 해외 M&A에 나서기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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