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네이멍구 시위 진압 안간힘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정부가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유목민의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바짝 긴장하며 소수민족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소수민족 시위는 티베트, 신장위구르자치구 등 다른 소수민족이 밀집한 자치구로 확산될 수 있는 위험이 큰 데다, 6·4 톈안먼 사태 22주년이 코 앞으로 다가왔고, 최근 중국판 '재스민 혁명' 운동으로 사회 불안 현상이 나타난터라 시위 진압을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31일자 보도에 따르면 네이멍구 지역 정부는 이번 소수민족 시위의 발단이 된 유목민 사망 사건에 대해 엄격하게 조사하고 가해자에 대한 사법처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네이멍구 거주민들이 기업들의 광산 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고 있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조사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네이멍구 시위는 지난 10일 유목민 모르건(莫日根)이 삶의 터전을 파괴하려는 탄광업체에 항의하다가 한(漢)족 운전사가 몰던 이 업체의 대형 트럭에 깔려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것이 발단이 됐다.
중국 경찰 당국은 시위 발생 가능성이 큰 네이멍구 자치구의 중심지 후허하오터(呼和浩特) 내 주요 광장을 봉쇄하고 광장, 정부청사 주위의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시위 발발 가능성이 큰 대학가 캠퍼스에는 출입 통제를 강화하고 통신망 통제로 인터넷과 휴대폰 소통을 차단했다.
한 대학생은 "네이멍구 곳곳에서 이번 시위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시위는 경제 문제 때문에 발발한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삶의 터전을 지키고 전통 문화를 고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멍구 지역은 당초 유목민인 몽골족의 삶의 터전이었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중국 한족의 이주가 진행됐고 결국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 비율은 20%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네이멍구 인구인 2470만명 가운데 한족 대 몽골족 비율은 79.5%대 17.1% 수준이다.
홍콩 과기대의 배리 사우트먼 중국 정치 전문가는 "이번 시위의 뿌리는 몽골족들이 몽골 전통 문화를 지키려는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네이멍구에서 원주민들과 외지 광산 개발업체간의 충돌은 최근 빈번하게 발생했다"고 말했다.
네이멍구 민족 시위가 인터넷을 통해 중국 동북부 지역과 인근 국가 러시아에 살고 있는 몽골족에게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중국 정부는 시위 관련 메시지가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해 퍼지지 못하도록 검열을 강화했다. 중국 인터넷 검색창에는 '네이멍구'라는 단어 검색이 금지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위로 '리틀 후진타오'로 불리고 있는 후춘화(胡春華) 네이멍구 당서기가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1960년대에 출생한 중국 6세대 지도자 선두주자인 후 서기가 네이멍구 시위를 안정시키기 못할 경우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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