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상승론 유효하나 당장의 모멘텀 없어"
"다음달 초·중반까지 변동성 확대 국면 이어질 것"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23일 코스피 지수가 2.64% 급락했다. 국내외 악재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었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팔자'세는 전기가스와 은행을 제외한 전 업종 지수를 끌어내렸다. 운송장비는 업종지수만 5% 이상 하락했다. 유성기업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우려가 자동차주들의 급락을 불러왔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이날 낙폭이 큰 것은 그동안 글로벌증시가 약세를 나타냈던 데다 상승폭이 컸던 자동차 관련주가 파업 관련 이슈로 하락하며 매도를 이끌었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오늘 아시아 증시 가운데서도 국내 증시의 하락폭이 컸다"고 진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의 약세가 하락으로의 추세 전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중기 상승론'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미국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이 아닌데다 유로존 악재 역시 최근에 불거진 이슈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모멘텀이 없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따라서 당분간은 시장이 밸류이에이션의 힘으로 버텨야할 국면이라며 다음달 초·중반까지는 변동성이 높은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딱히 반전할만한 트리거가 없다"며 "유럽재정위기가 진정된다면 트리거가 될 수 있겠지만 미국 경제지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상당기간 수세에 몰려야 할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주식이 비싸지 않은 레벨에서 과도하게 떨어지게 되면 복원력은 더욱 빠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코스피 지수 2000이면 주가수익비율(PER) 9배 수준"이라며 "그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버텨내야하는 부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 급락의 표면적 사유는 유럽 재정위기의 전염 이슈와 외국인의 공격적 매도 공세"라면서도 "이면에는 현 사이클의 본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분기 주가 조정은 대부분 이벤트 리스크 성격이라 V자형 안도 랠리가 빠르게 전개됐으나 이번의 경우 펀더멘털 리스크 요인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이머징 긴축에 따른 하반기 실물수요 둔화 가능성, 제2차 양적완화(QE2) 종료 후 유동성 환경 악화 및 안전자산 선호 재현, 이익성장 모멘텀 약화 가능성 등 본질에 대한 문제 제기 성격이 짙다는 진단이다.


그는 이같은 문제는 충분히 극복 가능한 변수라고 판단하면서도, 이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달러와 상품가격 안정, 중국 정책의 우선순위 변화, 2분기 실적 기대, 유럽 리스크 진정 등이 선행과제가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 애널리스트는 "2100선 이하는 충분히 승산이 있는 가격 수준"이라며 "기술적으로는 120일선이 위치한 2050선 전후에서 지지력을 테스트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비온 뒤에 결국 날이 화창해지듯이 뒤에 나올 그림은 나쁘게 보고 있지 않는다"면서도 "지금 중요한 것은 반등이 2100선을 넘어설 수 있을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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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팀장은 "당장은 유로존 이슈가 더 불거질 것"이라며 "그리스 국채의 만기 연장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만기채권에 대한 담보규정 수정 여부"라고 설명했다. 현 상황은 만기 연장이 되더라도 담보로 인정받을 수 없고, 이는 유로존 금융기관의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


이로 인해 당분간 '달러 강세와 이머징마켓 및 상품시장 약세'라는 조합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아직은 공격적인 주식비중 확대의 시기는 아니라고 말했다. 5월보다는 6월에 더 매력적인 매수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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