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년 걸려..사실상 민영화 공약 폐기"
금융업계 자금조달 등 우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산은금융지주가 close 증권정보 KOSDAQ 현재가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전일가 2026.05.14 15:30 기준 지주의 인수와 민영화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사실상 정부가 민영화 공약을 폐기하는 것"이란 반응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산은지주는 '인수→상장→합병'의 과정을 거쳐 메가뱅크(산은지주+우리금융지주)의 정부지분을 50% 밑으로 낮출 수 있다고 공언한다. 이 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크게 5가지 측면에서 반론을 제시한다.
첫째는 시점 상 늦었다는 것이다. 최종 단계까지는 줄잡아 3년 이상 걸릴텐데 현 정권에서 마무리되지 못할 경우 차기 정권에서 가능하겠냐는 의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우리금융지주를 산은지주의 중간지주 형태로 두는 인수상장까지는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후 정권이 바뀌면 유야무야돼 결국 국유화로 끝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메가뱅크 지분이 시장에 분산되더라도 결국 경영권은 정부가 갖는 지금의 '기업은행'이나 '우리금융지주' 형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법 부칙은 산은금융 민영화 시점을 2014년 5월 말까지로 규정하고 있고, 주식도 1주 이상만 매도하면 된다.
자금조달도 문제다. 산금채를 많이 발행한 산은지주가 더이상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것. 국책은행의 기업가치 산정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각종 국가 주요산업 정보를 갖고 있는 산은을 외부업체가 실사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자체적으로 평가한 기업가치를 토대로 인수ㆍ합병이 추진돼야 하는데, 과연 시장에서 (산은 기업가치를) 인정할 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인수 주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인 우리지주를 산은지주가 인수할 경우 오히려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인력이나 영업점 숫자로 볼 때 우리지주에 산은지주가 흡수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3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임직원 수는 1만4300여명으로 산업은행(2300명)보다 6~7배 많고, 개인금융 경쟁력도 앞서고 있다.
노조의 반발도 거세다. 산은과 우리지주 노조 모두 "메가뱅크는 또다른 금융관치"라며 반대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는 16일 오전 11시 서울 다동 소재 동아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메가뱅크를 강행할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업계의 눈은 오는 우리금융 매각방안을 발표하는 17일 공적자금위원회에 쏠리고 있다. 만약 우리금융을 자회사 분할매각 방식으로 민영화한다는 방안이 나오면 우리투자증권에 눈독들이고 있는 KB금융지주가 뛰어들면서 금융권의 M&A 판도는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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