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지출 현추세면 2050년 나라·가계살림 '거덜'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복지에 대한 정부 지출증가율이 매년 현 수준을 유지만해도 정부 재정과 서민가계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8%씩 복지지출이 증가할 경우 2050년에는 국내 총생산(GDP)의 45.6%를 복지에 투입하고 국민들의 조세부담률도 42.6%까지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복지에 대해 더 내고 더 받을 지, 덜 내고 덜 받을 지에 대한 사회적공론화와 합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성균관대 안종범 교수가 기획재정부의 연구용역을 받아 제출한 '저출산ㆍ고령화에 대비한 장기 복지 재정계획 수립 방향' 논문에 따르면 1990년 GDP 대비 3.0%였던 복지 지출은 2005년 8.0%로 증가한데 이어 2050년에는 45.6%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복지지출 규모는 2010년 118조원에서 2050년 2357조원으로 연평균 8.06%의 증가율을 보이고, 이 경우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2013년 35.2%에서 2050년 216.4%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논문은 복지 지출 증가로 인한 재정악화를 막기 위해 국민의 세 부담을 높이면 2050년 조세부담률이 40%를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유럽연합(EU)이 제시한 가이드라인대로 관리대상수지 적자가 3%를 초과하지 않고 국가채무비율도 60%를 초과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 20% 선인 세 부담을 2배 가량 늘려야 한다.
관리대상수지 적자폭을 3% 이내로 유지하려면 조세부담률이 2020년 20.4%, 2030년 24.4%, 2040년 32.0%로 올랐다가 2050년에는 40.1%로 40%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각종 사회부담금을 합친 국민부담률은 2020년 27.6%에서 2050년에는 50.8%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채무비율을 60% 이내로 묶으려면 조세부담률은 2020년 20.4%에서 2050년 42.6%로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고, 국민부담률 역시 같은 기간 27.6%에서 52.5%로 급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복지지출이 선진국대비 낮으나 체감복지와는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2007년 기준 우리나라의 복지 지출 비중은 GDP의 7.5%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인 19.3%보다 낮다. 프랑스, 스웨덴 등 복지선진국에 비해서는 4분의 1수준이다. 참여정부 5년간 복지지출은 연평균 10.1%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이명박 정부에선 평균 6%로 증가폭이 줄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경제수준에 비해 복지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12.6%만이 '복지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 혹은 '매우 높다'고 했다. '매우 낮다'와 '낮다'는 37.5%였다. '보통'이라는 답변은 49.9%였다.
안 교수는 "복지지출 증가로 인한 국민부담 증가가 국민들이 이겨내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특히 세금부과에 의한 비효율성 비율까지 감안하면 조세부담률은 55%까지 도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향후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복지지출 증가 문제는 감내 가능한 국민부담 수준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우리의 복지는 국민이 선택한 부담수준과 복지수준을 기초로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