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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1개월, '가마우지 경제' 한국, 日말고 딴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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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한국은 국내총생산(GDP)대비 수출 비중이 40% 중반에 달한다. 벨기에와 네델란드에 이어 3위다. 그런데 한국 수출이 1% 증가하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이 0.96% 증가한다.

그만큼 일본에서의 부품ㆍ소재 등 중간재 수입 의존도가 높았지만 가격이 문제일 뿐 조달에 큰 어려움이 없는 강한 '수직적 분업구조'를 이뤄온 셈이다.
그러나 3.11 일본 대지진은 '가마우지 경제'라고 까지 불렸던 한ㆍ일 수직적 분업구조에 대한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당장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은 특근과 잔업을 줄이는 후폭풍에 휩싸였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전기전자업체 구매담당자들은 웨이퍼 등 핵심부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부랴 부랴 다른 협력사에 추가생산을 요청해야만 했다. 또 조선업체들 역시 일본에서 들여오던 후판 중 일부를 간신히 국내로 돌리는 등 일본대지진은 우리나라 산업계의 부품ㆍ소재 취약성을 가감없이 드러낸 계기가 됐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그동안 부품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에 그나마 충격이 덜 했다"면서도 "사태 장기화시에는 여파를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대기업 구매담당자들은 "일본으로부터 부품ㆍ소재를 아예 공급받지 않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 의존도를 줄이는 만큼 생산리스크도 줄어든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앞으로 발빠른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예로 중국에 진출한 소니와 도시바, 파나소닉 등은 일본으로부터의 부품조달 비율이 높아 조업중단 위기를 맞았지만 스카이워스와 하이신 등 중국 토종기업들은 액정패널 등 핵심부품 공급선을 한국, 대만 등으로 분산시켜 지진영향권에서 한 발짝 벗어나며 한숨을 돌렸다.

우선 자동차업계가 먼저 행동에 나섰다. 일본 대지진 이후 핵심부품 공급전략을 바꿔 국산화 작업에 적극 나서거나 공급선을 다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ㆍ기아차는 핵심부품의 국산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 보쉬와 합작한 부품업체 케피코를 비롯해 현대다이모스 등 현대차그룹내 부품계열사들이 앞장서고 있다. 엔진을 포함한 파워트레인 안에 있는 반도체칩 국산화에도 시동을 걸었다. 르노삼성도 이달 20% 감산을 유지하면서 부품 공급 다변화 방안을 내부적으로 진지하게 추진중이다.

삼성전자는 액정표시장치(LCD)패널에 회로기판을 부착하기 위해 사용되는 이방성전도필름(ACF)을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왔지만 최근에는 국내업체 및 중국업체로 수입처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전 세계 웨이퍼 시장의 60%를 점유하는 일본업체들에 구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실트론 등 국내제조사의 생산능력 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국내 조선소로부터 물량요청이 확대되자 이에 적극 협력할 방침이어서 향후 관계가 더욱 긴밀해 질 전망이다.

구본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일본 내 지역에서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관점에서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용어설명
가마우지 경제=낚시꾼들이 가마우지라는 새의 목 아랫부분을 묶어 먹이를 삼키지 못하게 한 후 물고기 사냥을 시켜 이를 가로채는 것을 빗댄 것. 한국경제가 일본산 부품ㆍ소재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종속돼 있음을 의미.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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