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행정을 수출한다… “올해 2억달러 초과 무난”
국가 정보화사업 지휘관 장광수 행안부 정보화전략실장, “소프트파워가 국력”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국가 경쟁력의 척도는 아니다. 이제는 국가가 가진 가치나 문화 등 소프트파워가 새로운 기준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자정부 수출은 소프트파워의 대표 사례다. 대한민국이 가진 ‘지적재산권’을 해외로 내보는 것, 이것이 국력과 외교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장광수 행정안전부 정보화전략실장을 만났다. 행안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정부사업과 사이버 보안 강화 그리고 개인정보보호 등에 관한 행안부 내 최고 책임자다. 동시에 그는 대한민국 정보화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부통합전산센터 원장에서 정보화전략실로 자리를 옮긴지 석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정보통신부를 시작으로 20여년간 정보기술분야 요직을 거치며 실력은 이미 검증받았다. 바쁜 와중에도 지난해 ‘전자정부를 중심으로 국력·외교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것도 이를 증명한다.
◇전자정부, 새로운 ‘한류’로 성장
장 실장이 최근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부분은 전자정부 수출이다. 지난해에만 1억4876만달러(한화 1700억원)를 벌어들여 정부의 효자수출품으로 떠올랐다. 6670만달러를 수출했던 2009년 대비 223%나 성장했다.
전자정부 수출에 대해 쉽게 설명해달라는 부탁에 장 실장은 “우리나라의 행정시스템을 수출하는 것”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행정시스템을 지적재산권으로 등록해 국내 IT기업이 외국정부를 상대로 마케팅을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대표 상품으로 전자특허출원시스템과 국가정보통신망개발사업, 전자통관시스템 등을 꼽았다.
‘전자특허출원시스템’은 온라인으로 특허출원을 신청하고 진행정보를 조회하는 등 특허에 관한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구현한 시스템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수출해 33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세계 최초로 국제특허의 출원과 접수, 심사 등 사무처리의 전 과정을 전산화해 세계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장 실장은 “행정업무에 있어 활용도가 높은 전자조달 및 통관 시스템의 인기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조달 역시 입찰과 낙찰, 계약 등 모든 조달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하고 진행상황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입찰참여시간은 240분에서 1분으로 단축됐으며 연간 거래비용도 8조원이나 절감되고 있다. 세관의 수출입신고와 검역 등 각종 요건확인 신청을 일원화해 수출입 업무에 대한 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통관 역시 지난해 2520만달러로 에콰도르에 수출됐다.
이렇다보니 벤치마킹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국가들이 많아졌다는게 장 실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총 77개국 655명이 정부통합전산센터를 방문해 연수에 참여하거나 전자정부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기자가 정보화전략실을 찾은 30일도 도미니카공화국 교통경찰청장, 코스타리카 치안부 차관, 키르기즈스탄 교통통신부 차관, 몽골 법내무부 차관이 행안부 주최 전자정부 초청연수에 참석한 날이었다. 장 실장은 “도미니카 공화국과 코스타리카는 중남미에서 우리나라 전자정부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한 국가로 전자정부 수출거점이 되고 있다”며 “이번에 참석한 국가들 가운데는 한국과 MOU를 원하는 곳도 있어 전자정부가 새로운 한류로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간 협력이 ‘핵심’… “투자부터 시작해야”
한국의 전자정부는 지난해 UN이 전세계 192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자정부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장 실장은 “2001년 첫 평가 당시 15위에 불과했던 우리나라가 각계의 다양한 노력으로 10년만에 1위를 뛰어 오른 것은 말그대로 한국의 전자정부가 세계에서 통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장 실장에 따르면 UN평가는 전자정부서비스 수준만을 평가하는 지수가 아니다. 각국이 전자정부를 추진·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평가하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PC보급대수, 인터넷 이용자 수 등 정보통신 인프라 지수는 10위에서 13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온라인 서비스 성숙도를 평가하는 웹측정지수가 6위에서 1위로 뛰어오른 덕에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장 실장은 “수년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영국 등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며 “기관간 경계없는 온라인 서비스 제공 그리고 공공영역과 민간서비스 융합에서 ‘완성’수준에 도달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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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행안부의 전자정부 목표 수출액은 2억달러다. 장 실장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초과달성도 무난하다고 내다봤다. 이달초 ‘민관 합동 전자정부 수출지원협의회’가 출범한 것도 장 실장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구체적인 실무회의는 내달부터 진행된다. 하지만 협의회 자체가 인적 네트워크로 운영되고 있어 이미 ‘핫 라인’간의 협의는 이뤄지고 있다.
다만 전자정부 해외시장 구조상 외국정부를 상대로 마케팅을 해야하기 때문에 정부간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점이 변수다. 하지만 장 실장은 “장·차관이 직접 나서 국내기업에 추천서를 써주거나 업무협약을 이끌어주고 있다”며 “개발도상국에 정보접근센터를 마련해주는 것 역시 투자개념으로 결국에는 다시 거둬들일 수 있는 부분이고 이를 통해 외교력도 높일 수 있는 일석다조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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