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공시가 부담스러워..
중소형株, 가치투자 꺼려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주가 격차가 벌어짐에 따라 가치주펀드가 중소형주 편입 비율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기관투자가의 중소형주 투자가 활성화되려면 일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일 기준 국내 운용사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현황을 집계한 결과 신영자산운용이 가장 많은 73개의 종목에 대해 5%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한국밸류자산운용으로 52개 기업에 대해 5% 이상 투자하고 있었다. 가치투자에 특화된 운용사인 이들의 5% 이상 보유 종목은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 100위권 밖의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이었다.
반면 신한BNPP자산운용은 5% 이상의 지분을 보유 중인 기업이 하나도 없었고 삼성, 하나UBS,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각각 4개, 5개, 1개에 그쳤다. 설정액 기준으로 국내 1,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은 각각 20개과 25개였다. 특히 이들은 대량보유 종목 중 20% 이상이 대형주였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차이는 지난해부터 시총 상위 종목 위주로 상승 랠리가 펼쳐지면서 중소형주의 가격 매력이 높아졌고 가치주펀드가 여기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부사장은 "지난 2007년 이후 중소형주의 대형주 대비 저평가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대형주가 상승을 이끌며 가격 매력이 낮아진 만큼 가치투자자들이 중소형주 편입 비율을 높이면서 보유 종목 수가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주에 대한 기관의 투자는 시장의 쏠림 현상을 해소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진단이다. 다만 중소형주에 대한 기관 투자가 활성화되기까지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펀드매니저는 "글로벌표준이기는 하지만 5% 공시로 중소형주 투자자들은 패를 노출하고 게임을 하고 있다"며 "특히 액티브형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대량보유 종목을 일부러 외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 부사장은 "전설적인 가치투자사인 트위디브라운은 투자 목적으로 웰스파고에 조사단을 파견하던 중 워런버핏의 투자 소식을 듣고 조사단을 불러들이고 투자를 결정한 적도 있다"며 "이에 비해 우리는 아직까지 가치투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듯 해 아쉽다"고 말했다.
제도적인 개선도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투자자들의 요구는 점점 세분화 되는데 비해 획일화된 제도가 시장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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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필 KB밸류포커스펀드 운용팀장은 "가치투자자들은 액티브형 투자자에 비해 거래가 많지 않지만 최근 같은 시장상황에서는 거래량이 늘 수 있다"며 "기관의 거래량이 20일 평균 거래량의 30%를 초과하면 사유서를 써야 하는데 거래량이 꾸준하지 않은 가치투자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중소형주펀드나 가치주펀드는 그 특성상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데 환매 제한이 일괄적으로 3개월이면 풀리기 때문에 장기 투자에 부담이 되는 요소가 있다"며 "시장의 양극화 방지나 다양성 제공 차원에서 펀드의 특성에 따라 환매 제한을 다변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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