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일본 지진과 리비아사태 등 중동발 정세 불안으로 유가와 원자재가격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면서 3월 물가가 2월(전년동월대비 4.5%) 수준을 뚫고 5%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다. 정부가 금리인상의 카드를 뒤늦게 낸 만큼 수출에는 부정적이지만 수입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환율을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내달초 발표되는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4%대 중후반을 넘을 것으로 보지만 5%는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확률적으로 3월 물가상승률은 5%는 넘지 않을 것 같다"고 했고 재정부도 "5%까지는 아닐 것으로 보이지만 유가를 봐야하며 리비아사태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물가인상 추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비자원이 79개 생활필수품가격을 조사한 결과 3월11일과 18일 한주사이에 가격이 오른 품목은 27개에서 35개로 늘어난 반면 가격이 내려간 품목은 47개에서 35개로 줄었다. 신세계 이마트가 78개 주요상품가격을 조사해 집계하는 이마트생활가격지수의 2월치는 전년동월대비 9.4% 상승했고 3월에도 비슷한 수준이거나 그 이상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정부가 지난 2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4.5%)과 생활물가지수 상승률(5.2%)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유가의 추가적 상승은 물가불안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는 "중동 정정불안, 견조한 세계경제성장, 투자자금 유입, 동절기 한파 등으로 강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한때 주춤하였으나 리비아, 바레인, 예멘 등지에서의 소요 심화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올 유가 전망치를 90달러 내외에서 100달러 내외로 10%이상(10달러) 상향 조정했다. 정부가 올해 연간기준으로 삼은 85달러에 비해서는 20%(15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0.2%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봤으며 삼성경제연구소와 BoA메릴린치는 0.3%포인트, 0.25%포인트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가 20% 상승할 경우 정부 물가목표치(3%)를 0.4%포인트∼0.84%포인트 이상 끌어올리게 된다. 성장률은 0.4~0.9%포인트 낮아진다.


유가보다 물가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환율에도 손을 데야 한다고 주장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1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유가와 원자재, 환율 등이 10% 상승할 때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환율이 0.8%포인트, 유가 0.2%포인트, 기타원자재가격 0.1%포인트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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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금리를 잘 못 올리면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2003년 가계대출 파동과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 금리를 올릴 수도 올리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본인이라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환율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환율을 내리면 수출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지금까지 많은 기업이 높은 환율과 낮은 금리로 수출을 상당히 많이 했고 이익도 많아서 견딜 힘이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물가영향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은 "G7 회의에서 각국이 국제 환율 안정에 합의하면서 국제 공조가 긴밀히 이뤄졌으므로 환율 변동으로 인한 물가 영향은 우려할 것이 아니다"고 말했었다. 임 차관은 그러나 이날 열린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는 "3월 이후 물가여건을 살펴본 결과 물가불안을 야기한 농축수산물은 안정될 수 있겠지만, 앞으로 국제유가와 원자재시장 움직임에 따라 물가여건이 달라질 소지가 크다"며 "각 부처는 이 부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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