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은 상상력 산업이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바닷길을 닦아라." 건설산업의 새로운 불루오션이 바다에서 열린다. 잘 빠진 다리 하나 올리는데 1조원. 2020년까지 국내에서만 약 10조원의 초장대교량 시장이 형성된다. 주택시장의 한파가 생존이 위기까지 위협하는 판국에서 건설사들의 영토는 바다로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잘 빠진 다리 하나 2000가구 아파트 사업장 안부러워= 초장대교량은 크게 사장교와 현수교 두 가지로 나뉜다. 사장교는 탑에서 친 케이블로 상판을 매단 다리로 경간(徑間) 150∼400m 정도 범위의 도로교에 흔히 적용된다.

반면 현수교는 다리 양끝 지반에서부터 연결된 케이블을 주탑까지 올려 반대방향으로 이은 뒤 케이블에서 상판까지 다시 케이블을 연결한 다리다. 통상 사장교보다 경간이 긴 경우에 적용된다.


1990년대 우리나라의 해상 특수교량 시장규모는 8000억원 정도에 그쳤다. 이어 2000년이 지나면서 서남해안 도서를 연결하는 연륙교와 연도교 건설이 증가했다. 시장 규모는 4조5000억 규모로 급격히 성장했다. 이어 2020년에는 약 10조원 규모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통상 다리 한 개당 드는 비용은 약 1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분양가 5억원에 아파트 2000가구를 팔았을 때 들어오는 돈이다. 이에 시장의 성장속도에 발맞춰 국내 건설사들의 기술력도 변모했다. 일본의 기술을 빌려다 시공만 맡았던 국내 건설사들은 하나 둘씩 기술을 갖춰 다리를 놓기 시작했다.


◇해외 진출은 이제부터= 거제도로 내려가면 가면 국내 건설사들의 초장대교량 기술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지난해 준공된 거가대교와 2018년 준공 예정인 이순신대교가 주인공이다.


거가대교는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서 부산시 강서구 천성동 가덕도까지 총 8.2km 구간을 해저와 해상으로 연결하는 다리다. 대우건설은 교량 길이 1866m, 교각거리 475m에 달하는 사장교와 함께 국내 최초로 해저침매터널을 구축했다.


이어 대림산업은 2018년까지 전라남도 광양만에 이순신 대교를 건설한다. 이순신대교는 현수교 방식으로는 국내 최대의 주탑거리를 자랑한다. 미국 금문교의 주탑거리 1280m보다 265m나 더 긴 1545m 길이로 놓여진다.


이순신대교가 완공되면 국내 최초 국내 기술로 지어진 현수교가 개통된다.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덴마크 등 5개국에 이은 6번째 현수교 기술자립국 자리에 한국이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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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술력이 일천하면서 국내 건설사들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일본, 유럽 등이 1980년대까지 사업을 발주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했다. 이어 2000년대 들어 중국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섬이 많은 동남아 지역에서의 발주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또한 주 교각간 거리만 3300m에 달하는 이탈리아 메시나대교(Messina Straits Bridge)를 비롯, 인도네시아 순다대교(Sunda Straits Bridge) 등이 줄줄이 세계적인 랜드마크급 초장대교의 발주도 이어질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초장대교의 해외진출은 1985년 현대건설이 말레이시아에서 페낭대교를 완공하는 등 오래 전부터 이어졌다"면서도 "설계 기술 분야에서의 약점에 밀려 해외시장을 넘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건설업계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기술 육성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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