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회장이 웃었을까' 정몽구-현정은 소통의 길 열어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김혜원 기자, 조슬기나 기자] '왕 회장이 웃었을까.'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타계 10주기를 계기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잦은 만남을 가졌다. 열흘 사이 세 차례에 걸쳐 얼굴을 맞댔다. (시)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라는 세월이 주는 각별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터다. 고인이 된 왕 회장이 마련한 자리에서 정 회장과 현 회장이 오랜 앙금을 풀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짙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21일 정 회장과 현 회장은 고 정 회장의 기일을 맞아 하남시 창우리 선영을 나란히 찾았다. 타계 10주기를 기념해 마련된 행사 명목으로 같은 장소에 모인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날 정 회장은 당초 일정보다 늦은 오전 9시45분경 선영에 도착, 1시간여 참배를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감사합니다"라는 짤막한 말을 남긴 채 떠났다. 이후 5분 후 현 회장이 뒤따라 선영을 찾아 그룹 주요 인사 및 가족들과 참배를 마쳤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도 각각 배석했다.
특히 창우리 선영에는 생전 대북 사업에 온 열정을 쏟았던 고 정 회장의 넋을 기리기 위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 회장 앞으로 보낸 추모 구두 친서와 화환이 배치돼 각별한 의미를 더 했다.
정 회장과 현 회장은 전날 밤 청운동 고인의 자택에서 함께 제사를 지냈고 앞서 지난 10일 열린 추모 사진전과 14일 추모 음악회에서도 범 현대가는 총 집결하는 저력을 보였다. 추모 사진전에서 정 회장은 현 회장에게 어색한 악수를 건네는 등 화해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왕 회장의 10주기는 그간의 가족 불화를 잠재울 만한 절묘한 타이밍이었다는 분석이다. 갈등의 도화선이었던 현대건설 현대건설 close 증권정보 000720 KOSPI 현재가 168,800 전일대비 6,100 등락률 -3.49% 거래량 1,864,120 전일가 174,900 2026.04.22 15:30 기준 관련기사 아파트야? 테마파크야? 돌출테라스에 무인셔틀까지…'공사비 5.5조' 압구정3구역 대안설계 "대형 원전 수주한 현대건설, 목표가↑"[클릭 e종목] 현대건설, 압구정3구역 재건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인수전이 정 회장의 승리로 최종 결론 난 상황에서 현대건설이 보유한 HMM HMM close 증권정보 011200 KOSPI 현재가 20,850 전일대비 250 등락률 -1.18% 거래량 1,117,187 전일가 21,100 2026.04.22 15:30 기준 관련기사 HMM, 스페인~서아프리카 신규 지선망 개설…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HMM, MSCI ESG 평가서 'AA' 등급 획득…글로벌 선사 최고 수준 HMM 육상노조, '본사 이전 강행' 최원혁 대표이사 고소 지분의 향방에 대한 합의만이 관건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양 측의 구체적인 극적 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적어도 10여년 쌓인 앙금을 푸는 계기가 됐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현 회장은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그룹에 넘겨주는 것을 포함한 화해 제안을 정 회장에게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 회장은 현대상선 지분을 다른 곳에 매각해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위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도 굳이 현대그룹에 넘겨줄 의향도 없다고 했다. 왕 회장의 10주기를 전후로 화해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법적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현대상선 지분을 둘러싸고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왕 회장 타계 10주기를 맞아 범 현대가 내부에 쌓인 묵은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되길 기대하는 시각이 많다"면서 "당장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보다 향후 소통의 길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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