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원의 마이더스] "펀드는 요술을 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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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펀드는 요술방망이가 아닙니다."


일본발 악재를 피해갈 수 있는 펀드투자 전략을 묻는 질문에 돌아온 한마디다. 답변의 주인공은 '한국투자네비게이터펀드'를 운용하는 박현준 한국투자신탁운용 팀장. 수익률과 규모면에서 국내 대표 주식형 펀드로 꼽히는 '네비게이터펀드' 펀드매니저의 대답 치고는 다소 의외였다.

그는 “펀드의 수익률에는 본인의 선택과 담당 펀드매니저의 가치판단, 각 기업의 주가, 시장의 실제 흐름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주식투자보다 더욱 불확실성이 강한 것”이라면서 “최근과 같이 인플레이션과 일본 대지진 사태 등으로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 와중에도 내 펀드만은 요술이라도 부려 수익률을 유지하기를 바란다면, 오히려 마음만 급해져 손해를 보기 쉽다”고 강조했다.


박현준 한국투자신탁운용 팀장

박현준 한국투자신탁운용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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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출시, 5살이 된 네비게이터펀드가 꾸준한 투자자 신뢰를 얻으며 수탁고와 수익률을 함께 끌어올리고 있는 이유도 박 팀장의 이 같은 철학에 있다.

그는 “'좋은 펀드란 시장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이 대응이 훌륭하게 적중해 남들이 손해를 보는 와중에도 이익을 내는 것'이라는 '착각'은 빨리 버려야 한다” 면서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에 바라야 하는 것은 바로 '시장이 안 좋을 때 덜 빠지고, 좋을 때 더 좋을 수 있는 것'이어야 옳다. 네비게이터펀드가 매년, 매분기 항상 훌륭한 수익률을 내지 못했음에도 꾸준한 인기를 끌어온 것은 이 같은 요구를 충족시켜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의 현재 수탁고는 2조원에 가깝고, 출시 후 수익률은 100%를 넘었다.


이번 일본 사태에 대한 대응도 다를 바 없다. '저평가 성장주에 투자한다'는 기존 전략이나 포트폴리오에는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며 큰 흐름이 바뀔 경우에는 업종 교체 비중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반적인 액티브 펀드의 평균 매매회전율이 300~400%인데 반해 '네비게이터펀드'는 7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박 팀장은 “향후 흐름을 예측하기보다는 단기 변동성을 역으로 활용해 이익확대 흐름을 가진 기업 가운데 조정을 받는 종목의 경우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우려로 낙폭을 키웠던 종목들도 관심 있게 본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장이 패닉에 빠진 지금이 오히려 매수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팀장은 “수익률이 월등히 좋은 펀드에 투자한다는 것은 비싸게 산다는 것과도 같은 말”이라면서 “물론 수익률이 나쁜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수익률 급등을 기대하고 돈이 유입되는 '탐욕이 지배하는 시장' 보다는 단기적으로 흔들리거나 하락할 때 장기적인 투자를 바라보고 진입하는 것이 펀드투자의 중요한 타이밍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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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그는 우리나라 1세대, 2세대 펀드매니저들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고 했다. 같은 회사의 김영일 주식운용본부장도 그 중 한 명이다. 박 팀장은 “책에서만 볼 수 있는 저명인사 보다는 어려웠던 초기 시장을 이끌어준 분들에게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데 시간을 더 할애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소개했다. 자료를 보면서 본인을 '채우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그만큼 욕심이나 불안감을 비우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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