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데뷔일기]이선정(18) 평론가를 뒤흔든 무명가수의 블루스록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우여곡절 끝에 앨범이 완성됐다. 다시 기타를 잡은 지 3년 만의 성과였다. 이윽고 직접 레이블을 차려 앨범을 발매키로 했다.
함께 작업했던 음악 관계자는 호평 일색이었지만, 객관적 시선을 가진 평론가의 생각이 궁금했다. 좋은 평론이 있다면 홍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지인의 소개를 통해 만나게 된 이가 바로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였다.
임진모도 처음엔 이선정밴드의 음반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저 수없이 들어오는 평론 의뢰 중 하나라 생각하는 듯했다. 물론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아직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인디밴드의 앨범은 화려한 경력의 대중음악평론가를 뒤흔들었다. 그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음악평론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지게 한 음반’이었다. 오랜만에 느껴본 신선한 충격에 스스로의 판단이 의심될 정도였다.
결국 설 연휴에 가족들이 모여 이선정밴드의 음반을 틀어놓고 '가족회의'까지 열었다. 앨범 속 9곡이 모두 지나간 뒤, 그의 동생은 “이 음반은 무조건 살려야 한다”고 흥분했다. 임진모 역시 “그렇지. 그게 평론가가 할 일이겠지. 좋은 음악을 알리는 것”이라고 되 내였다.
이후 이선정과 임진모는 자주 만남을 가졌다. 평론가와 뮤지션의 어떤 계산적 만남도 아닌, 음악을 사랑하는 선후배 사이의 술자리가 이어졌다. 블루스를 비롯한 과거 음악과 낭만에 대한 이야기로 밤을 세웠다.
“임진모씨가 정말 본인이 작사, 작곡, 편곡까지 한 게 맞느냐고 몇 번이나 되물으셨다. 이렇게 좋은 음악에 대한 시장이 없다니 안타깝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격려와 당부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선정에게 “절대 지치지 마라. 1집에서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냉정함을 잃지 말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 “언젠가는 주목받을 것이다. 제발 그전까지 포기하지 마라”고 성원했다.
세션과 음반제작자는 물론, 최고의 평론가까지 그의 음악을 인정해줬다. 이제 막 '양지'로 나갈 준비를 마친 이선정에겐 너무나 큰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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