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데뷔일기]이선정(16) 장인의 열정을 깨운 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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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열정은 뜨거웠다. 이왕 하는 음악,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편곡까지 배웠다. 열의만큼 배우는 속도는 빨랐다. 한 달 사이에 컴퓨터 미디를 다루는 실력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미디로 편곡까지 마친 뒤 데모CD를 만들어 곧장 녹음실을 찾았다. 프로페셔널 음악가들이 주로 찾는 녹음실이었다. 음반을 만들고 싶다는 말과 함께 최고 수준의 프로듀서와 세션을 부탁했다.

처음엔 그저 돈 많은 중견기업 사장의 취미생활 정도라 여기는 눈치였다. 하지만 데모 CD를 듣자 이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마추어답지 않은 음악과 연주 실력 덕분이었다.


곧바로 김신일이란 프로듀서를 소개받았다. 그 역시 이선정의 음악을 몇 곡 듣더니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이라 칭찬했다. 돈 때문이 아니라 음악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라며 선뜻 앨범 프로듀서를 자처했다.

곧장 세션 섭외에 들어갔다.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표현하려면 최고의 실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태윤, 강수호, 최태완 등 경력과 실력 면에서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의 세션을 초청했다.


신념은 허세가 아니었다. 이선정은 모든 곡의 악보를 직접 써서 세션들에 나눠줬다. 첫 녹음을 위한 연주가 끝났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개 신인에 불과한 이선정이였지만 자신의 음악에서만큼은 마스터였다. 곧바로 세션들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렇게 치면 안된다'는 거침없는 지적과 함께 다음에 녹음실에 올 때는 연습을 해오라는 당돌한 요구도 했다. 당황한 듯한 세션들과 신경전도 벌어졌다.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자주 갔다.


물론 '설득'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세션 모두 오히려 금세 이선정의 열렬한 팬으로 변했다. 베이시스트 이태윤은 "왜 내게 그렇게 연습을 해오라고 했는지 알겠다"며 실력과 음악적 수준을 인정해줬다. 심지어 그가 강의를 나가는 학교에서는 이선정의 곡을 교재로 쓰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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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머 강수호는 녹음 전날 손에 굳은살이 박일 만큼 연습해왔고, 녹음이 끝난 뒤에도 홀로 남아 마음에 들 때까지 연습에 몰두했다. 피아니스트 최태완도 계속되는 이선정의 타박에 자존심이 얼마나 상했는지 악보를 모두 외워올 정도였다. 그들은 "이선정 곡을 받으면 긴장이 된다"는 마음도 털어놨다.


수십 년간 대한민국 거의 모든 가수들과 1만 곡이 넘는 곡을 녹음한 세션들이었다. 그만큼 자신감도, 실력도 있었다. 이선정의 음악은 그런 '음악 장인'들의 열정도 깨어낸 것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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