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데뷔일기]이선정⑮ 시인이 감동시킨 시인의 마음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사실 작곡 경험은 이전에도 있었다.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쓰러지기 전, 일에 미쳐 있던 시절에도 직장인 밴드로 가끔 무대에 오르곤 했다. 물론 한 달에 한두 번 정도의 취미생활이었다. 음악에 남은 미련 탓에 그렇게라도 자신을 표현하고 싶었다.
'저스트 블루스'라는 클럽에서 블루스 기타리스트 최수영을 만났다. 클럽의 경영자이기도 했던 그는 이선정의 공연이 끝난 뒤 다가와 소주 한잔을 권했다. 아마추어가 어떻게 기타를 그렇게 잘 치냐며 감탄했다. 특히 이선정의 감성을 높이 샀다. 그만큼 이미 재능과 실력을 겸비하고 있었다.
덕분에 일주일에 한 번씩 3개월간 '저스트 블루스'에 고정 공연을 했다.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매 공연 기립박수가 나왔다. 갇혀있던 그의 음악성은 그렇게 처음 빛을 발했다.
하루는 낯선 사람이 다가와 책을 한 권 건넸다. '기타리스트'란 제목의 시집이었다. 그 역시 자신을 시인이라 소개하며 짧은 고백을 내놓았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출판사에 시집 원고를 마감해야 했다. 원고를 마쳤지만 마음에 드는 시가 없어 고민이었다. 답답함에 음악이나 들을까 찾은 클럽에서 이선정의 연주를 들었다. 머리를 쾅한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단다.
그 느낌을 쥔 채 밤을 새서 시를 썼고, 시집의 타이틀로까지 정했다. 책이 나오자마자 그는 시집을 이선정에게 헌정한 것이었다.
감동적이었다. 자신의 기타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 행복했다. 그 시를 노래로 만들고 싶었다. 결국 시를 기본으로 '여섯 줄 기타처럼'이란 곡을 썼다. 이선정의 첫 자작곡이었다.
이후로 멈춰있던 창작욕은 본격적인 앨범 작업을 결심하고 다시 불붙었다. 불과 몇 주만에 '여섯 줄 기타처럼' 외에도 새로 10곡 정도를 완성했다. 이제 본격적인 녹음을 준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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